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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의 카논 2 N

[코가안즈] 나만이 안되는 이별




[코가안즈] 나만이 안되는 이별


*#멘션한_트친에게_단문_리퀘 . 버건디님 리퀘스트 - 우울한 코가안즈 . 코가 해석 주의 . 안즈 해석 주의 . 흐름 주의

세심한 리퀘스트 주문 - (헉 헤어지기 직전이면 좋겠어요 막 불안불안하고 권태기 막 심한 상태라서 서로한테 곤두서있고)




W.포근





답지 않게도 안즈에게 진심으로 버럭거리며 화를 내버린 주제에. 아무 말도 안 하고 지나쳐 온 것이 마음에 남아버렸다. 처음의 순간이었으면 모르겠지만. 안즈가 버럭 큰 소리에 겁을 먹었던 게 생각이 났다. 아 그래선 맨 처음의 순간이랑 다를 바가 없잖아. 그때 이후로 상처 입힐 수 없다고 입히지 않겠다고 그렇게 대차게도 말했는데. 상처를 줘버렸어. 약속을 지키지 못했어. 하는 심한 자책감이 남아버린 채로 코가는 벽에 기대 주저앉았다. 그 뒤로부터 꾹 지켜왔던 다짐이. 오래 같이 있었다고 어느샌가 퇴색되어 바래 버린 게 분명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를 따지기에는 같이 지내온 시간이 길었고. 최근의 시간 동안 서로에게 무심했던 점이 많았다. 아 마치 그때의 자신처럼. 바람 앞에 곧이라도 꺼져버릴 것 같은 촛불 같았던. 그때의 안즈처럼. 지금의 우리는 불안했다. 괜스레 언성을 높이게 되는 적도 적지 않게 생겨버렸다. 무어가 그리 맘에 안 들었는지에 관해 물으면 딱히 할 말은 없었다. 맘에 안 드는 건 없었다. 그저 조금 거슬렸던 모양이었다. 뭐가 거슬리는지도 몰랐지만. 그냥 울컥하니 무언가 올라왔던 건. 너와 내가 아는 가장 분명한 사실은. 왜 지겹도록 화내고 싸우고 있는 걸까. 반복되는 언성과 다툼. 사과조차 건네지 않고 지나가는 적당함. 서로에 대한 비틀린 감정까지. 모든 것에 대해 우리는 회의감을 느끼고 있었다. 모든 것은 왜 나만이 이렇게 아픈 마음을 가졌는지. 도무지 불공평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왠지 오늘따라 내내 마음이 아픈지 했더니. 네가 떠나가는 날 이어서 그랬나보다. 우리의 마지막인 날 이어서 그랬나보다. 오늘을 보내기 싫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지금 12시가 넘어가면 분명 우리의 마지막일 것임을. 너만이.

 

안즈는 조용하게 무릎을 끌어안고 고개를 숙였다. 깊숙하게도 숙였다. 평소의 즈음이면 다가와서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주면서. 안즈 무슨 일 있냐? 뭔지 모르겠지만 기운 내라. 이 몸은 전적으로 안즈를 믿지만 정 힘들면 기대주라고. 서툴지만 다정하고 쑥스러워하는 목소리가 들렸을 터이지만. 그런 건 이제는 없다. 아마 앞으로도 없을 예정이다. 오늘 만난 하루는 모두지 이해가 안 가는 날이었다. 같이 있었는데도 유난히 외로웠고. 마음이 아팠다. 문득 그런 와중에 묻고 싶었다. 사랑하고 있는지. 다정스럽게 생각했던 목소리가 비극적인 가시가 되어 찔러온 그런 느낌이 들었다. 너는 진정으로 나를 사랑해줬던가. 그랬다면 왜 지칠 것 같을 때와 날 안아줬는지 얼굴을 붉혀가면서 나를 기다려줬는지. 홀로 착각한 이상한 세상을 살고 있었던 걸까. 시작부터 시원스런 얼굴로 사랑하지 않았다고 말해주었더라면. 이리 속 깊게 아플 일도. 없었을 일이다. 마음이 굳게 닫힌 채로 너를 보내줬을 텐데. 지금에 와서까지도. 화를 냈던 너에게. 아무 말도 못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이상스런 날 속에서. 조용하게 마지막을 예상했다. 너만이.

 

다혈질이긴 하지만 코가도. 울컥하는 면이 조금 엿보이는 안즈도. 이성적인 사람이었다. 서로의 감정에 솔직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침착하게 상황을 보며 배려하는 이성적인 편에 속했다. 그렇기에 떨어져 있음에도 자연스럽게 둘 다 마지막을 생각한 탓이었다. 이성적인 게 참으로 싫었음에도 아무 말을 못 한 이유는 서로가 서로를 먼저 생각했기 때문이라. 그래서 아마도 우린 헤어져야만 했다. 아무렇지 않게 살아갈 서로가.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척을 할 매일 밤이 고통스러울. 그런 아픔 속에서 코가도. 안즈도. 조용히 오늘이 멈추기를 기도했다. 정이 많은 서로는 유난히 서로의 온기를 그리워하며 서로의 시간을 끌어안았다. 분명 눈물로는 서로를 붙잡을 수는 없을 것으로 생각하며. 갈색이 그리운 외로운 늑대에게서 눈물이 흘러내릴 때. 짙은 갈색 역시 늑대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이제는 너를 놔줘야 할 때가 왔음을. 절망적인 것은 나만이 너를 놓을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타나 이상한부분은 자주자주 수정하러 올 예정입니다 볼 때마다 틀려질 수도 있어요


*코가는 이러케 어려운 아이...임다...(왈칵


*세세하게 리퀘 해주셨는데 한개도 못지켰...버건디님 너무 죄송하옵고..ㅠㅠㅠㅠㅠ 저를 매우 치러와주세요ㅠㅠㅠ

어쩌면....아 진짜 너무 죄송해서 어쩌지요ㅠㅠㅠㅠㅠㅠㅠ


*서로를 배려하며 잘 사귀어가는 커플은 헤어지는 순간도 서로를 배려하겠지요

안즈도 코가도 부디 부디 예쁘게. 울지 말고 사랑했음 하는 마음임다..


*으윽..ㅠㅠㅠㅠㅠ 뭔가 숨겨진게 다 보이면 좋을 듯한 코가와 안즈입니다..ㅠㅠㅠ


*문의는 트위터(@pogeun_anzu)로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