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타안즈] 여느 날 그는 평범해졌다
*당신만의 히비키 와타루입니다 가 안즈 한정으로 하는 말이면 어떨까 에서 비롯된 글입니다 . 와타루 해석 주의 . 안즈 해석 주의 . 흐름 주의
W.포근
세상을 신기할 정도로 변화시키고 놀라게 하는 마법 같은 게 있다면
그건 바로 사랑이겠지
한순간에 사람을 천국에 데려다 놓으면서 지옥에 데려다 놓기도 하고
온종일 설레게 하다가도 우울하게 만들어
바보처럼 광대 짓을 하게도 하고 미친 사람처럼 만들어 놓기도 해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하게 만들어 놓으면서 세상을 다 잃은 듯이 슬프게 만들어
이 만큼 사람을 변화시키는 이 감정이 사랑이 마법이 아니고 뭐냔 말이야
아무리 뛰어난 마술사도 감정만큼은 알수가 없어서 꾸며낼 수가 없어서 예언할 수가 없어서
사랑 앞에서는 평범한 사람이 되는 거야.
올곧은 마음 앞에 결국 어떤 마술사도 남지 않았어.
모두 평범해지고 말았지.
사랑이란 그런거야 특별한 나를 그 사람 앞에서 평범하게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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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와 다름없는 날이었다. 평화롭고 잔잔하게 흘러가는 날. 물론 얼마 전 라이브가 끝났기에 피로와 후유증이 몸에 덕지덕지 달라붙어 있었지만 안즈는 터져 나오는 하품을 뒤로하고 지난 라이브에 관한 보고서를 학생회실로 가져가는 중이었다. 이제는 라이브가 끝난 뒤의 보고서를 올리는 것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자신이 조금 신기했다. 학교에 온 지도 시간이 꽤 지나서 익숙해진 이 바쁘고 피곤한 일상이 안즈는 꽤나 맘에 들었다. 주변에서 좀 쉬는 게 좋지 않겠냐고 말하기도 하지만 일이 재밌어서 손에 놓을 수 없게 되어 버린 현상을 자신도 어쩔 수가 없었다. 다음 라이브가 기대되는걸. 그리 생각하면서 복도를 걷던 찰나 안즈는 복도에서 새빨간 장미꽃 한 송이를 발견했다. 학교 복도에 장미꽃이 덩그러니 떨어져 있는 게 이상한 것이겠지만 왠지 모르게도 유메노사키니까. 그것도 아이돌 과니까 저 장미꽃이 떨어져 있는 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안즈는 생각했다. 게다가 이런 걸 소품처럼 가지고 다니는 사람은 너무나 뻔 하지만 3학년 전부가 그리 전부 정상적인 사람들은 아니니까 혹시 모르고. 또는 리츠군이 가든 테라스에서 자다가 옷자락에 걸려서 떨어져 있는 걸 수도 있고 혹은 츠키나가 선배가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작곡하다가 딸려 여기에 떨어진 걸지도 하지만 거의 높은 확률로 놀람과 사랑을 외치고 다니는 학교의 마술사가 떨어트린 게 틀림이 없다고 안즈는 생각했다.
안즈는 장미꽃 앞으로 더 다가가 몸을 숙여 장미를 주웠다. 이것을 돌려주어야 하나 아니면 쓰레기통에 넣어야 하나. 복도에 떨어져 있으니 쓰레기가 맞긴 하지만 아직 이렇게 생글하게 살아있는걸. 그렇다고 마술사에게 돌려주면 금세 꽃잎이 떨어져 없어져 버리고 말겠지. 안즈는 장미꽃을 들고 한참을 고민하다 결론이 나지 않자 일단은 자신이 가지고 있다가 마술사를 만나게 되면 주고 아니면 가든 테라스에 있는 꽃병에 꽂아놓기로 마음을 먹었다. 안즈는 교복 재킷의 주머니에 떨어지지 않게 조심히 넣고서 가던 길을 걸었다. 걸을 때마다 우아하면서도 달콤한 장미향이 진하게 퍼지는 것 같았다.
학생회 실까지 가는 길 안즈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 조심히 지나갔다. 혹시나 마술사를 마주칠까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놀라게 되는 그의 등장에 놀라지 않기 위해. 허나 안즈의 경계가 무색할 만큼 마술사의 긴 머리카락 꼬리조차 보이지 않았다. 왠지 마주칠 것 같았는데 말이지. 안즈는 묘한 기분을 안고서 그냥 편히 가기로 마음먹었다. 보아하니 괜찮은 거 같고. 그렇게 학생회 실까지 가는 동안 안즈는 조용하고도 편하게 걸음을 옮겼다.
몇 번을 와도 긴장이 되는 학생회실의 문 앞에서 안즈는 작게 심호흡을 했다. 무서운 사람이 두 명씩이나 있는 곳이라고. 한 분도 힘든데. 두 분 다 한꺼번에 뵈면 식은땀이 날지도. 안즈는 주먹을 꼭 쥐고 숨을 크게 들이마신 후에 학생회실 문에 노크하고서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그곳은 호스트 부였습니다. 면 좋겠다는 꿈에 겨운 생각을 하면서 긴장을 잔뜩 하며 문을 열었건만 예상과 전혀 다르게 학생회 실은 텅텅 비어있어 안즈는 허탈해하다 고개를 갸우뚱하며 의문을 띄웠다. 왜 아무도 안 계시지?그 때 폭죽을 터트리는 소리와 함께 붉은 장미꽃잎과 비둘기가 날아 들어왔다. 아. 마술사다. 안즈는 황급히 뒤들 돌았지만, 마술사는 없었다. 뭔가 허탈해진 마음으로 다시 몸을 돌리자 여유로운 웃음을 지으며 자신에게 장미꽃 한 송이를 건네고 있는 와타루를 발견하자 안즈는 흠칫 놀라며 살짝 한 발짝 뒤로 물러났다.
“후후후, 놀라셨습니까? 놀라셨죠! 이 시간대에 여기서 안즈 씨를 뵙다니 Amazing!”
“히비키 선배…….”
“맞습니다! 정답입니다! 훌륭하군요!! 그렇습니다!!! 당신의, 당신만의 당신만을 위한 히비키 와타루입니다☆”
안즈가 놀란 가슴을 추스르며 겨우 말을 하자 와타루는 손에 들고 있던 장미꽃을 안즈의 손에 쥐여주었다. 졸지에 장미꽃을 두 개나 가지게 된 안즈는 이상한 심경이었다. 아무도 없는 줄 알았는데. 방금 막 오신 건가. 비슷한 타이밍에 오시지 않고서야 이렇게 놀랄 수 있을까.
“이런 추리는 무척 훌륭합니다만 아쉽게도 저는 계속 이곳에 있었지요! 지루해하던 찰나! 들려오는 안즈 씨의 발소리 무심코 신이 나서! 이렇게 놀라게 해드리고 말았군요!”
“괜찮아요. 그나저나 히비키 선배 다른 분들은 안 계시나요?”
“아아, 케이토군은 잠시 홍월의 일로 황제페하께서는 몸이 좋지 않아 토리군 과 집사 씨의 부축을 받으며 잠시 쉬러 가셨답니다 안즈 씨는 무슨 일인가요?”
와타루의 설명을 듣고는 안즈는 약간 곤란한 얼굴을 했다. 금방 결제 받고 갈 거였는데. 언제 오실지 모르겠고. 다음번에 시간이 안 될 것 같은데. 곧 시험 기간이고 하니. 밀려오는 생각들에 복잡 미묘한 표정을 하는 안즈를 보며 와타루는 얼굴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
“자자, 케이토군은 금방 올 테니 이쪽에 앉아서 차라도 한잔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이 히비키 와타루 못하는 건 없습니다! 차도 Amazing!하게 내려 볼 테니 이쪽에 편히 앉아 있도록 하세요! 믿으세요! 당신의 히비키 와타루를!”
안즈가 말을 꺼낼 틈도 없이 빠르게도 말을 하는 와타루에 이끌려 얼떨결에 손에 장미를 쥔 채로 학생회실 소파에 앉아 안즈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차를 준비하는 와타루의 뒷모습을 멍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차는 평범한 게 좋은데. 라는 말이 입에서 맴돌았지만. 안즈는 조용하게 있는 것이 자신의 정신 건강에 좋으리라 판단하고서 그저 가만히 그가 차를 내리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내리는 서식이 군더더기 없이 능숙해서 안즈는 약간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와타루를 보았다. 진짜 못하는 게 없을지도.
그리 오랜 시간 걸리지 않고서 안즈의 앞에는 부드러운 장미향을 풍기며 김이 올라오는 따뜻한 홍차가 놓여졌다. 선명하고 예쁜 오렌지 빛의 홍차에 안즈는 조금 놀란 얼굴을 하며 잔을 들었다. 예쁘게도 차를 내려준 와타루를 향해 안즈는 짧게 목례를 해 보이고서 한 모금을 입으로 넘겼다. 순식간에 입안가득하게도 장미가 피어나는 기분에 안즈는 저절로 미소를 지어보였다. 와타루는 안즈의 표정에 만족스러워 하며 자신도 잔을 들어 한 모금을 목으로 넘겼다.
기분 좋은 홍차의 맛과 향에 취해있다 잔에 반쯤 남았을 때쯤. 안즈는 문득 평소에 궁금했던 것을 묻고 싶었다. 달칵 소리를 내며 잔을 받침 위에 올려놓고서 안즈는 와타루를 보며 말했다.
“히비키 선배 저 궁금한 게 있는데.”
“호오 저에게 궁금한 것이라니 좋습니다! 뭐든 물어봐 주세요! 뭐든 알고 있는 당신의 히비키 와타루가 무엇이든 대답해드리죠!! 아 부디 저를 깜짝 놀라게 할 질문이면 좋겠군요!!!”
“히비키 선배는 왜 저의 히비키 와타루인가요?”
담담하게도 뱉어진 안즈의 말에 금방 들려올 줄 알았던 와타루의 쾌활한 큰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정말 예상도 못 한 질문이었는지. 약간 넋이 나간 얼굴로 와타루는 안즈를 바라보았다. 안즈는 그런 와타루의 표정에 의문을 띄우다가 와타루가 혹시 말을 못 들었나 싶어서 다시 한 번 묻기로 했다.
“히비키 선배는 왜 저만의 히비키 와타루인가요?”
이번에도 들려오는 답의 목소리는 없었다. 안즈는 자신의 질문의 어딘가가 이상한가 곰곰이 생각해보았지만 특별하게 이상한 건 없었다. 안즈는 여전히 약간 어안이 벙벙해 있는 와타루를 지긋하게 바라보았다.
“히비키 선배?”
“후후후...☆ Amazing! 훌륭합니다!! 이 히비키 와타루를 이렇게까지 놀라게 하다니 설레게 하다니!!! 정말 안즈 씨께 심취해버릴 것 같습니다....!”
와타루는 평소와 같이 들뜨고 즐겁게 말했다. 지금 이 상황이 몹시 즐거운 듯이 환한 얼굴로 말했다. 그러다 받침에 내려놓은 잔을 다시 들고서 가볍게 한 모금을 넘기고서 낮고 진지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흠..그러네요 왜 당신만의 저일까요 안즈 씨는 알겠나요? 왜 당신만의 저 인지?”
“모르니까 선배에게 직접 물어봤겠죠.”
“후후후, 전에는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씀드렸지만 이 히비키 와타루 사실은 답을 알고 있습니다!! 안즈 씨는 목석만치 재미없는 인간이었던 호쿠토군에게 사랑을 싹 틔워준 사람이기도 하니까요. 하물며 광대인 저에게도 사랑을 싹 틔워주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안즈는 즐겁게도 말하는 와타루의 얼굴을 찬찬히 살폈다. 분명 히비키선배인데 어딘가 조금 달라 보인다고 생각했다. 여느 때와 같이 장난투성이의 말이라고 치부하기에 조금은 다른 말투와 분위기가 감돌아 안즈는 섣불리 입을 떼지 못했고 와타루를 그대로 계속 말을 이었다.
“저는 언제나 놀람과 찬란함을 기대하지만 이렇게 안즈 씨와 같이 있다 보면 평범한 사람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끝까지 마술사로 있을 자신이 있었는데 말입니다. 이렇게 빠져나갈 수도 없게 물어 오시면 가면을 벗을 수밖에요.”
정말로 언제까지 고도 마술사로 존재할 자신이 정말 충분하게 있었다. 히비키 와타루란 바로 그런 사람이니까. 가면을 잘 쓰는 사람이니까. 감정마저도 자신은 잘 꾸며낼 수 있다고 믿었다. 어찌 되었던 그는 탁월한 연기자였으니 하나 저도 평범한 사람에 불과했다는 것을. 레스토랑 때부터 실은 알고 있었다. 모두를 사랑하지만 안즈에게만 느껴지는 특별한 그 무언가의 감정이 무엇인지. 아 잘 알고 있었다. 부러 인정하지 않았다. 평범한 사람이 된다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었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마술사는 광대는 놀라워야 하고 참신하고 기발해야 한다. 그렇게 가면을 깊게도 썼다. 그러하였는데. 연기를 뚫고 들어오는 감정들이 있었다. 아무리 연기하고 꾸며내려 하여도 결국 끝에는 자신을 바라봐주길 원하는 말이 튀어나왔다. 결국, 영원할 것만 같았던 가면은 올곧게도 물어오는 질문에 모습에 금이 갔다. 그대로 쓰고 있을까 벗을까를 수 없이도 망설였다. 벗게 되면 당신은 이 히비키 와타루를 어떤 눈으로 볼까. 조금은 불안하고 두려웠다. 그러는 와중에 걱정해오는 눈빛에 자신도 모르게 말이 튀어나오고 가면을 내려놓고 있었다. 당신만의 저이길. 저만의 당신이길. 아 마음속 깊이 얼마나 바라는지. 아마 이 말을 밖으로 꺼내면 저는 단박에 마술사도 아니게 되고 광대도 아니게 되겠지요. 그저 한낱 평범한 사람에 불과하겠지. 아 그래도 당신이라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당신이라면 평범한 이 히비키 와타루도 따뜻하고 상냥하게 봐주시겠죠. 그리고 지금까지처럼분명 저에게 놀라움을 느끼게 해주실거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아니 지금까지보다 더 놀라움을 느끼게 해주실지도 모르겠군요. 오래도 걸렸다고 와타루는 생각했다. 정말 이길 수가 없군요 당신도. 이 마법 같은 감정도. 와타루는 찻잔을 바라보던 고개를 올려 안즈를 바라보며 작게 미소를 지었다.
“제가 당신만의 히비키 와타루인 것처럼 당신도 저만의 안즈 씨가 돼 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니까요.”
자, 당신은 어떻게 대답해 주실 겁니까? 안즈
한낱 평범한 인간이 되어버린 이 히비키 와타루에게.
어떤 마법을 보여주실껀가요.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타나 이상한부분은 자주자주 수정하러 올 예정입니다 볼 때마다 틀려질 수도 있어요.
*항상 저 대사 들을 때마다 궁금해서.. 당신만의 히비키 와타루라니..무슨 의미일까..싶은
*왠지 모르게 히비와타가 쓰고 싶어져서 말이죠.
*저는 와타루가 꽤나 달달한 사람일거라고 생각해요 그냥 왠지 모르게 그렇게 느껴진 달까요.
*이러다 기인 퍼레이드 하고 싶어지는 거 아닐까..
*문의는 트위터(@pogeun_anzu)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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