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밤하늘의 카논 2 N

[마오안즈] 여름색 영화 한 장면




[마오안즈] 여름색 영화 한 장면


*안즈른 전력 60분 / 네번째 전력 주제 [더위] / 마오와 안즈는 막 사귄 커플 / 첫 데이트 / 마오 해석 주의 / 안즈 해석 주의 / 흐름 주의




W.포근






무더운 여름의 풍경은 눈에 차마 뜨지 못할 정도로 태양과 함께 모든 것들이 선연하게 빛나고 있다.


손을 뻗어서 태양을 가려도 그 틈 사이로 새어나오는 태양빛이 여전히 모든 것에게 빛나라는 듯이 환하게 뜨고 있어서 더위로 정신이 약간 혼미한 틈에도 초록의 나무나 풀이나 바닥의 보도블록이 반짝인다. 그렇기에 나는 차마 너를 쳐다볼 수가 없었다. 이 풍경처럼 빛나는 너를 본다면 분명 나는 평생토록 너를 잊을 수 없을 테니까


마치 여름날의 더위처럼

무더웠던 그 날의 태양처럼

잊지 못할 인생영화의 한 장면처럼

오래도록 마음 한 구석에 환하게 남아 있겠지.




-



방학 중에 안즈를 만나게 된다는 건 마오에게는 좀 더 큰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마오는 안즈를 보러 나가기 전 까지 몇 번 씩이나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머리를 정돈하고 쉼 호흡을 크게 얼마나 쉬었을까를 생각해보게 될 때 그제 서야 얼굴이 조금 붉게 달아올라 있는 것을 알았다. 잔뜩 긴장으로 경직되어 있는 붉게 달아오른 얼굴. 여름의 태양 탓으로 돌리기엔 연하고 너 때문에 그렇다고 하기에는 용기가 부족해서. 기껏 용기내서 네가 너무 예뻐서 붉어졌다고 말하면 부끄러운 듯이 초록의 잎사귀처럼 싱그럽게 웃어버릴 네가 떠올라 그 사랑스러움에 나도 모르게 울어버릴지도 몰라. 상상을 해보는 것도 차마 서있지 못하고서 주저앉아 버릴 정도로 예쁠 것 같은 모습에 다시 한 번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고개를 들어 본 거울에는 여름의 더위에 푹 익은 듯 한 얼굴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여 재빨리 고개를 푹 숙이고서 연거푸 세수를 했다. 애써 매만진 머리가 물에 젖어 버릴 정도로 여러 번의 세수 끝에 고개를 들었다 물이 똑 똑 떨어지는 바보 같은 얼굴이 거울에 비춰졌다. 거울 속의 얼굴은 여전히 붉어 있었다.


가는 길은 태양이 뜨겁게도 내리 쫴서 상당히 더웠다. 가다가 길에서 쓰러질지도 마오는 걸어가면서 이글이글 일어오는 아스팔트를 보면서 헛웃음을 살짝 내뱉었다. 아 여름은 역시 아닐지도 라고 생각을 하면서 마오의 얼굴에는 미소가 띄워져 있었다. 서있기만 해도 더운 이 여름에 너를 만나러 가는 길은 조금 신나기도 해서. 처음으로 단 둘이 만나는 여름이기에.


긴장해서 평소랑 다르게 조금 딱딱하게 말하게 될지도 몰라. 마오는 그런 생각을 하며 벤치에 앉아 한숨을 푹하고 서 쉬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하지? 안녕 이라고 말하면 어색하려나. 평소에는 어떻게 말했더라? 안즈에게 어떻게 인사했지? 긴장과 떨림이 한데 뒤섞여 마오의 머릿속은 엉망진창이 되어 평소의 침착함은 어디로 사라지고 혼란스러움 많이 가득 남았다. 여러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마오는 애써 정돈해온 머리를 헝클어트리며 앓는 소리를 내다가 해탈한 듯이 벤치에 몸을 기대고서 하늘을 바라보았다. 눈도 채 뜨지 못할 정도로 태양은 강렬하게도 존재를 과시하고 있어 마오의 얼굴이 살짝 찡그려졌다. 마오는 손을 들어 눈을 덮고서 가만히 생각했다. 좋은 날씨라고 하기에는 덥구나. 날을 잘 못 잡은 걸까. 적당한 날짜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한껏 준비해서 왔는데 이러면. 같이 오래 있기는 힘들지도 몰라. 잘하고 싶었는데. 한숨이 저절로 쉬어졌다. 그때 마오의 볼에 차가운 한기가 닿았다. 태양아래에서 뜨겁게 달아올랐던 볼이 차게 식어지는 느낌에 마오는 놀라하며 눈을 가리던 손을 치웠다. 눈을 가리자마자 보이는 건 생긋 웃고 있는 안즈의 얼굴이었다.


“아, 안즈?”

“덥지 마오군?”


마오의 놀란 얼굴에 안즈는 키득 거리며 마오의 볼에 대었던 차가운 음료수를 마오의 손에 쥐어주었다. 얼떨결에 받아든 마오는 손에 전해지는 찬기에 조금 살 것 같다고 생각했다 30분 전부터 태양 아래 앉아있던 터라 슬슬 한계라고 느낄 참에 딱 간절했던 찰나에 음료수를 가지고 온 안즈를 마오는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마오는 차가운 음료수를 눈가에 가져다 대고서 벤치에 몸을 기댔다. 안즈는 그런 마오를 보며 살포시 웃다가 마오의 옆에 조심히 앉았다.


“안즈 고마워.”

“아니 나야말로 너무 늦었지?”


안즈는 미안한 얼굴을 하며 마오에게 말했다. 더위에 지쳐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안즈가 늦은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약속시간을 꽤나 확실하게 지키는 안즈답지 않음에 마오는 의문이 들었다. 안즈는 음료수 병으로 눈을 가리고 있는 마오의 얼굴을 찬찬히 살피다가 입술을 옴짝달싹 하면서 무언가를 말하려다 말다가를 반복하다 이내 주먹을 꽉 쥐고서 쉼 호흡을 크게 쉬고서 벤치에서 일어나 마오의 앞에 그늘을 만들고 서서 입을 열었다.


“마오군 늦은 건 이 옷 때문이야.”


갑자기 진 그늘과 안즈의 말에 마오는 벤치에서 몸을 떼고 눈가에서 음료수병을 치웠다. 선선하게 바람이 불었다. 눈에 보이는 건 햇빛에 반짝 거리는 여름을 뒤에 두고서 바람에 살짝 날리는 하얀 원피스를 입고 날리는 갈색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고서 부끄러운 듯이 웃고 있는 안즈였다. 여름의 풍경과 함께 한데 어우러져 안즈도 같이 빛나고 있었다. 아. 작은 탄식이 마오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상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빛나고 아름답네 너는. 마치 색감이 너무나 아름답게 빛나는 아름다운 영화처럼. 나오기 전 수없는 상상을 했다.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나의 앞에 서서 나에게 말 할까. 상상하는 건 제멋대로여서 보고 싶은 대로 자기 멋대로 설레고 기대하고 있다고 생각 했다. 너도 나처럼 기대하고 잘 보이려고 하고 있었구나. 안즈 너도 나처럼 여러 번 옷을 바꿔 입고 이상한가를 거울로 여러 번 살피고 머리도 매만지고 상대방의 모습을 기대해보고 했을까. 나만 특별하게 생각했던 게 아니었구나. 마오의 얼굴은 붉어진 채로 살짝 울컥한 느낌이었다.


“있지 어때? 이상해?”


부끄러운 듯 한 안즈의 모습에 마오는 벤치에서 일어나 서서히 안즈에게 다가갔다. 마오가 걸어오자 안즈는 조금 놀란 듯이 주춤거리면서 조금씩 뒷걸음질을 쳤다. 그러다 마오가 점점 더 가까워지자 안즈는 뒤를 돌아 달려 도망치려다 마오에게 손을 잡혔다. 안즈는 도망치려는 모습 그 채로 굳어 미동도 하지 않았다. 마오는 안즈의 손을 꼭 잡은 채로 입을 열었다.


“안즈 뒤 돌아주지 않을래? 응?”


마오의 꽤나 진지한 말투에 안즈는 조마조마한 얼굴로 고민을 하다 조심스럽게 몸을 돌려 마오를 보았다. 마오는 부드럽게 웃고 있었다. 안즈와 눈이 마주치자 마오는 잡았던 손을 놓아주고서 안즈를 조심스럽게 살짝 안고서 작게 속삭였다.


“예뻐. 무척이나 새삼스럽게 다시 반할정도로.”


응. 잊혀 지지 못할 정도로 예뻐서. 여름은 이렇게 예뻤나 싶을 정도로. 아니 너를 발견해 본 순간 봤었는데 나는 네가 내 안에 너무 크게 남을까봐 차마 눈에 담지 못했는지도 몰라. 더위를 핑계로 눈을 가렸을지도 모르지. 여름의 태양빛처럼 환하게 남아 버릴까봐. 끝에 절대 잊지 못할 영화의 한 장면처럼 너를 보게 될 줄 알았다면. 본 순간 말해줄 걸. 예쁘다고. 마오는 속에서 여러 말을 굴리며 영화 같았던 안즈의 모습을 몇 번이고 되감고 돌리고는 머릿속에서 반복했다. 다시 선선한 바람이 불 때쯤 마오는 안았던 팔을 풀고서 안즈를 향해 손을 뻗었다.


“갈까?”


안즈는 가만히 마오의 얼굴과 손을 반복해서 바라보다 환하게 웃으며 마오의 손에 손을 올리고서 꼭 잡았다.


“응.”


태양이 쨍하게도 더위를 쏟아내는 와중에도 둘의 손은 떨어지지 않았다. 어딘가를 향해 걸어가는 둘의 모습은 멀리서 보기만 해도 즐거워 보여 보던 지켜보던 초록의 나무들이 미소를 짓듯이 소리를 내며 움직였다. 어쩌면 이 하루가 둘 주연의 영화의 시작을 알리는 것 같기도 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타나 이상한부분은 자주자주 수정하러 올 예정입니다 볼 때마다 틀려질 수도 있어요


*아 더위도 어렵다...


*왜 시간은 항상.. 


*전력은 항상 뒷 마무리가 부족하네요


*문의는 트위터(@pogeun_anzu)로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