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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의 카논 2 N

[리츠안즈] 먼 시간 속 청혼과 현재의 약속 그리고 훗날의 결혼식




[리츠안즈] 먼 시간 속 청혼과 현재의 약속 그리고 훗날의 결혼식


*안즈른 전력 60분 / 다섯번째 전력 주제 [6월의 신부] / 리츠와 안즈는 이미 사귀고 있는 커플 / 과거의 연인도 안즈 / 리츠 해석 주의 / 안즈 해석 주의 / 흐름주의




W.포근






걷는 시간. 기다리는 시간. 시간 속에 향기 모든 것들이 너로 물들어 있다.

그것은 무척이나 사랑스럽고 예쁜 것 들이여서 꼭 나중에도 이렇게 같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영겁의 시간 속에서 가장 빛나는 걸 찾은 순간이

너와 만난 시간 속에 잠들어 있어서

두려움과 외로움에 끝에서 나는 너에게 사랑의 말을 속삭였다.

아주 작게 그렇지만 울리게 너의 마음에 청혼을 했다


저와 결혼해 주시겠습니까.


다정스럽게 정중하게 너에게 마음을 건넸다




*



주변의 왁자지껄함에 리츠는 잠에 깨어났다. 눈을 가물가물 뜨자 보이는 건 익숙한 교실의 풍경. 바로 앞에서는 한시름 덜었다는 표정을 한 마오가 있었고 그 뒤로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코가와 아라시가 보이고 그 가운데에서 은은한 미소를 띠는 유즈루가 보였다. 리츠는 크게 하품을 하면서 기지개를 켜고 엎드렸던 몸을 일으켰다. 아 아직 졸린 걸. 하품이 해도 해도 끊임없이 이어졌다. 애써 떴던 눈은 다시 무거워지는 눈꺼풀에 의해 서서히 닫히려고 할 때 쯤 마오의 목소리가 리츠의 귀에 닿았다.


“리츠 다시 자면 곤란해.”

“그치만 졸리고 말이지.”


여느 때와 같은 리츠의 잠투정에 마오는 늘 그렇듯이 작게 한숨을 쉬고서 리츠의 머리에 턱 하니 손을 올리고서 말했다.


“진짜 잠깐이야 좀 있다가 안즈가.”


안즈가 뭐? 마군 똑바로 말해줘 안 들리는. 마오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리츠의 눈꺼풀은 졸음의 무게를 채 이기지 못하고 내려앉았다. 눈꺼풀이 마저 내려앉기 전에 웅얼거리듯이 대답을 한 것도 같았다. 조그만 숨소리를 고르게 내면서 리츠는 아득한 기억 속으로 빠져들어 갔다.




- 먼 시간 속 청혼



어디선가 봤었던 작은 낡은 성당. 한때는 마을 주민들이 모여서 미사를 봉헌하던 성당은 이제는 드나드는 이 한명도 없어 외롭게 홀로 남아 세월을 받아내고 그 흔적

을 제 몸에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푸른 바다를 뒤로 한 해변에 우뚝 솟은 바위 위에 올라앉은 성당은 여름 오후의 햇살을 받아 하얗게 빛나고 있었고 그 뒤로 서 있는 등대가 보여 마치 서로를 의지한 채 외로움을 달래고 있는 듯 보였다. 오랜 시간동안 아무도 더 이상 돌보지 않아 성당의 마당에는 잡초가 여기저기 자라고 있었고 여기 저기 보이는 쓰레기 같은 것 들이 다소 눈에 거슬리기는 했지만 성당의 모양새는 아담하고 아름다웠다. 자세히 보지 않고 멀리서 보면 여전히 미사가 이루어지는 성당 같아 보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리츠는 아무도 오지 않은 낡은 성당을 좋아했다. 끼익 거리는 소리와 함께 성당의 문을 열면 나는 오래된 건물의 냄새와 함께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정면에서 제일 먼저 보이는 제대. 제단이 눈에 들어왔다. 제일 가운데에 서서 한 번 제자리에서 빙그르르 돌면 한눈에 전부 들어오는 작은 성당. 천국에 닿고 싶은 소망으로 하늘을 향해 치솟은 반원형의 천장. 성경의 이야기를 짤막하게 담은 햇빛이 비쳐 색색을 빛내는 스테인드글라스까지 큰 성당이 아니기에 그리 화려하다고는 말 할 수 없지만 굳은 신앙심이 잘 깃들어 있는 좋은 장소라고 리츠는 생각했다. 애초에 흡혈귀 주제에 신앙심이고 뭐고 성당에 있는 것부터가 이상하긴 하지만. 묘하게도 리츠는 이 장소가 맘 편하게 느껴졌다. 가만히 길게 늘어선 의자 중에 아무 곳에서나 대충 앉아 눈을 감고 있으면 들려오는 바람소리와 파도소리 은근하게 풍겨오는 햇빛냄새가 기분 좋은 미소를 띠게 했다. 한참을 그렇게 있으면 졸음이 몰려오는 그쯤에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목소리가 저 멀리부터 들려온다. 졸음으로 무거워진 눈을 있는 힘껏 올리면 성당 안으로 작은 발소리가 울린다. 이윽고 온전히 눈을 다 뜨면 바로 눈에 보이는 갈색의 머리카락을 바람에 살랑이며 저를 보며 웃고 있는 연인이 보였다.


“잠들었었어?”


“으응.”


제 얼굴을 어루만지는 손에 리츠는 그 손에 기대 얼굴을 기대고서 볼을 비볐다. 가벼운 일상을 묻는 목소리에 따스함이 베어 나왔다. 한참을 그렇게 있었을까 리츠는 어루만지는 손을 가볍게 잡고서 살포시 눈을 떠 연인을 바라보았다. 갈색의 머리카락은 햇빛에 반짝거려서 태양을 닮아가고 있었고 가볍게 흥얼거리는 콧노래는 햇볕을 닮은 듯 따스하기도 했다. 입고 있는 하얀 원피스 또한 햇빛에 반짝여 눈이 부실만큼 하얗게 빛났다. 아. 작은 탄식이 새어나왔다.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이 녹아있는 너는.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 만 같아. 역시 오늘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 나는 너에게 말을 해야 해. 리츠는 오묘한 표정을 지으며 연인을 바라봤다.


언제부터였을까. 많은 고민을 했다. 이것을 너에게 건네주며 말을 해도 될까 괜찮을까. 마음은 컸는데. 용기를 내지 못했다. 언제나 그렇듯. 다 주면 떠나갔으니. 가족마저도 나를 남겨두고 멀리 떠나는데 너는 내 옆에 남아줄까. 그런 고민을 수없이도 했다. 간혹 악몽을 꾸면 너마저도 나를 남겨두고 떠나갔다. 그런 꿈이 무서워 잠에 들지도 못하다가. 이 성당에 와서 너를 만나야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 자면서도 불안해서 너의 손을 꼭 잡고서 잠들었는데. 눈을 떠보면 잘 잤냐고 말해주는 그 모습에 안심하고 웃을 수 있었다. 수없이 고민을 한 끝에서 리츠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역시 네가 없으면 안 될 것 같아. 내 이기심이라고 해도 좋아. 내 옆에 있어주면 좋겠어.


리츠는 가볍게 잡았던 안즈의 손을 좀 더 꽉 잡고서 눈을 마주쳐왔다. 갈색의 눈 안에 저의 모습이 오롯하게 비춰졌다. 너의 안에 내가 있어. 리츠는 살짝 웃고서 연인을 향해 말했다.


“있지 우리 결혼하자.”


리츠의 말에 연인은 놀란 얼굴을 했다. 그러다 생각에 잠깐 잠기다가 리츠를 바라보았다. 리츠는 들려올 대답에 조금 긴장하고 있었다. 잠시간 동안 귀가 안 들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거절의 말 같은 건 듣기 싫어. 연인은 남은 한 손으로 리츠의 목을 끌어안았다. 그리고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응 그러자.”


들려온 승낙의 대답에 리츠는 그제야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작은 성당 안에는 두 사람이 서 있었다. 깔끔하게 흰색의 옷을 차려입은 두 사람은 제대의 바로 앞에서 서로를 마주 보고 서있었다. 서로 반지를 네 번째 손가락에 끼워주고서 작게 웃었다. 그 후 작은 하얀 면포를 머리에 얹은 연인을 향해 리츠는 조심스럽게 다가가 입을 맞췄다. 입 맞추는 그 새로 햇빛이 새들어와 둘의 주변이 다채로운 색깔로 예쁘게도 반짝 거리고 있었다. 주례를 봐주는 이도 하객도 그 누구도 없었지만 둘만의 작은 결혼식은 사랑스럽게도 반짝이고 있었다.




- 현재의 약속



“리츠군! 리츠!”


영원한 사랑을 맹세한 순간은 들려오는 목소리 하나에 쉽게도 날아가 버렸다. 사진이라도 찍힌 듯 그 장면이 오래도록 남았다가 남아있었는지도 모른 새로 바람을 타고 날아가 버렸다.


리츠가 꾸물꾸물 거리며 눈을 뜨자 눈에 보이는 건 아까와 똑같은 햇빛에 반짝이는 갈색의 머리카락이었다. 아. 졸음이 아직 가득 남아있는 가운데에서도 왠지 모르게 아까의 꿈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안즈는 졸음이 잔득 묻어나 있는 얼굴을 한 리츠를 보면서 살포시 웃다가 조심히 리츠의 머리카락을 쓸어내렸다.


“리츠군 이제는 일어나야해.”


나긋한 목소리는 아까처럼 햇볕과 닮아있었다. 닮았어? 같은 사람이야? 꿈과 현실의 경계가 오묘한 것 같아. 리츠는 의문을 떠올리면서 이내 곧 졸린 눈을 비비면서 기지개를 커면서 몸을 일으켰다. 몸을 일으키고서도 연실 하품을 내뱉는 리츠를 안즈는 가만히 기다렸다. 리츠가 몇 번의 하품 끝에 더 이상 졸림을 달고 있지 않자 안즈는 그제야 리츠 바로 앞에 있는 자리에 앉았다. 리츠는 이제야 눈에 들어온 안즈를 보았다. 아. 안즈구나. 그 사람이 아니었어.


“안즈?”

“연습실에서 곧 있을 라이브 회의하고 있었는데 리츠가 안 오기에 데리러 왔어.”


라이브 한다고 했었지. 오늘 회의한다고 했었던가. 리츠가 아무 말이 없자. 안즈는 잊고 있었구나. 라고 지래짐작했다. 리츠가 자다 늦는 건 허다한 일이고 안즈는 그러려니 생각을 하다가 문득 느껴지는 진동에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확인했다. 아라시에게서 온 메시지에 안즈는 작게 탄식을 뱉었다. [안즈짱 시간이 너무 늦어서 우리 먼저 갈게 리츠 짱한테 설명 부탁해~] 시간이 꽤 지났나?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안즈는 핸드폰 속에 시간을 보다 새삼 놀랐다. 리츠가 너무 곤히 자고 있어서 조금만 더 재우자 하다가 결국 이렇게 됐네. 다행으로 회의 내용이랑 자료를 가져와서 다행인가. 살짝 헛웃음이 튀어나왔다. 안즈는 약간 허탈해 하다가 문득 시선이 느껴져 옆을 돌아보았다. 돌아보자 보이는 건 멀뚱멀뚱하게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리츠가 있었다. 안즈는 멋쩍은 표정을 지으면서 리츠에게 상황설명을 했다.


“일단 콘셉트 소재는 츠카사군 이 내줬는데 마침 6월이고 하니 리츠군 준 브라이드라고 알아? 6월의 신부라고 6월에 결혼한 신부는 행복해진다고 이걸 테마로 나이츠 멤버들이 미지의 신부의 신랑이 되는 콘셉트로.. 리츠군?”


조목조목 설명하는 안즈는 나긋한 목소리로 말하고 있어서 리츠는 왠지 모르게 마음이 울렁거렸다. 아까 꾸었던 꿈의 여파일까. 조금 정신이 아득해지는 느낌이었다. 그 뒤에 어떻게 되었더라. 잠시 생각에 잠겨보아도 뒷이야기는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 안즈가 갸우뚱거리며 의문스러운 목소리로 자신을 부르자 다시 정신을 다 잡고서 안즈의 이야기를 들었다.


“옷은 하얀 턱시도로 준비할 것 같고. 그리고 웨딩드레스를 무대에 올려놓을까해 그래야 뭔가 좀 더 준 브라이드 같잖아. 원래 신부가 주인공이지만 우리는 신부가 없

으니까. 상징적으로 한 쪽에 웨딩드레스를 올려놓으면 어떨까 싶어 웨딩드레스는 좀 가벼운 걸로 갈까 싶기도 하고 아 임시로 면사포 만들어 왔어 아마 턱시도에도 이 패턴이 들어갈 것 같아 어때?”


안즈는 품에 안고 있던 면사포를 펼쳐 자신의 머리에 써보았다. 안즈는 리츠에게 어떠냐면서 해맑게 웃었다.


리츠는 눈을 크게 떴다. 닮은 게 아니라 안즈야. 그 꿈속에 사람은 안즈였어. 그렇지 않으면 설명이 안 되는 걸. 이렇게 눈물이 날 것 같이 아픈 것도 코끝이 찡해지는 것도. 왜 신부 같은 모습에 나는 뛸 듯이 기쁘면서도 눈물이 나는 거야? 어쩌면 먼 시간에서도 나는 너를 사랑한 게 아닐까. 우리는 만난 적이 있는 게 아닐까. 어쩌면 우리는 행복하지 못해서 이렇게 다시 만났을지도 모르겠어. 너는 그 시절에 우리는 서로 사랑해서 행복했을까? 리츠는 살짝 마음을 떨었다.

안즈는 방긋 웃다가 리츠의 눈가에 눈물이 고인 것을 보고 놀란 얼굴을 하다 이내 곧 진정하고서 손을 뻗어 리츠의 눈가를 조심히 쓸었다.


“리츠?”


안즈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서 리츠의 얼굴을 가만히 쓸어내렸다. 리츠는 안즈의 손길 속에 조용히 어렴풋하게 떠오르는 기억을 삼켰다. 영원할 것 만 같았던 순간은 채 많은 말도 나누지 못한 채로 흔적도 없이. 그 때는 6월이었나? 아니면 좀 더 일렀던가. 제가 닿는 곳까지 채 오지 못하고 날아갔다. 아직 못해 준 말도 잔뜩 이었고 보지 못한 모습들도 잔뜩 남았었다.


속속 하게 머리를 스쳐지나가는 아련한 기억들을 리츠는 마음의 뒤로 넘겼다. 다시 마음을 건넨다면 너와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 6월의 신부가 행복해지는 게 사실이라면. 나는 용기를 더 내도 괜찮은 걸까 안즈? 리츠는 여러 말들을 삼켜내다가 자신의 얼굴을 쓸어주는 안즈의 손을 마주잡고 말했다.


“안즈 6월에 결혼하자.”

“응?”


리츠의 뜬금없지만 꽤나 떨려오는 말에 안즈는 의문을 띄웠다. 뭔지 잘 모르겠지만 불안해하는 것 같다고 안즈는 생각했다. 또 떠나가는 꿈이라도 꾼 걸까. 안즈는 간절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리츠를 향해 예쁘게 웃어보였다.


응 그러자.”


안즈의 대답에 리츠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웃으면 안즈에게 다가가 입을 맞췄다. 왠지 전 과 똑같은 것 같다고 리츠는 생각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이번에는 분명 행복할 수 있을 거야.


- 훗날의 결혼식


있지 안즈 우리 결혼할 때는 성당에서 식 올리자

성당?

거기서 예쁘게 차려입고 신부님 앞에서 축복받자.

그래 그러자 거기에 마오군도 레이 선배도 부르고 아 여기 있는 모두 부를까?

아 형만 빼면 완벽할 것 같은데.

우리가 아는 사람들 모두의 축하 속에서 결혼하자 응?

안즈가 그렇다면 그러자.

축가는 리츠가 불러줄꺼야?

으음..이왕이면 다 시켜먹자 다 아이돌인데 뭐.

아마 절대적으로 싫어할 것 같은데.

엣짱한테 부탁해서 시키면 다들 해주지 않을까?

그거 협박이 되지 않을까?

괜찮아 협박이 아니라 부탁이니까.

히비키선배나 레오선배는 조금 시끄러울지도

확실히 왕님은..흐응..왕님은 축가곡이나 만들어달라고 하자.

아 6월이라 조금 덥겠다 그치?

바닷가 근처의 성당에서 식 올릴꺼니까 괜찮아.

바닷가 근처에 성당이 있어?

음..있지 않을까?

잘 모르는 거야?

몰라도 괜찮아 안즈만 내 옆에만 있으면 뭐든 잘 될 꺼야.

뭐야 그게

웨딩드레스 입은 안즈 얼른 보고 싶다 지금 당장 결혼할까봐

아니 그건 무리라니까.

흐응 그럼 일단 무대에 안즈가 웨딩드레스 입고 서주면 안되? 나 그걸로 참아볼께.

그것도 무리야 리츠.




초여름의 신부는 사계절 중 가장 빛나고 따스한 햇볕에 반짝여 가장 아름답게 빛날 것이고

참으로 예쁜 웃음을 짓고 있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신부가 내려온 게 아닌가 싶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타나 이상한부분은 자주자주 수정하러 올 예정입니다 볼 때마다 틀려질 수도 있어요


*아 결혼식 이러케 어렵다...


*그냥 과거에서도 둘이 만나..결혼하지 않았을까에서 비롯된..


*또 대우주적 지각이다..이거 지각 상습범이 되가고 있네..


*문의는 트위터(@pogeun_anzu)로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