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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의 카논 2 N/리츠안즈 동거 50제

[리츠안즈] 일상적 외로움 (동거 50제 중 여섯번째)





세레노 (Sereno) - Beyond The Horizon



[리츠안즈] 일상적 외로움 (동거 50제 중 여섯번째)

*리츠와 안즈는 서로 사랑하고 있습니다 . 리츠 해석 주의 . 안즈 해석 주의 . 흐름 주의



W.포근





6. 계단에서 미끄러지려는 상대를 밑에서 캐치


*일상적 외로움 : 곁에 누군가가 있어주었으면 하고 느낄때 겪는 외로움




리츠도 안즈도 간만에 스케줄이 나란히 없어서 리츠는 상당히 기분이 좋았다. 같이 있는 게 얼마만 인지. 자신이 바쁠 때는 안즈가 느긋하고 자신이 느긋할 때는 안즈가 바쁘고 이러 저래 서로 타이밍이 안 맞아 한동안 부루퉁 해있던 리츠의 얼굴이 오래간만에 즐거움을 띄고 있었다. 리츠는 소파 위에서 내려와 언제 가지고 왔는지 짜증난 표정을 한 세나 빅 만쥬를 안고서는 이리 뒹굴 저리 뒹굴뒹굴하다 만쥬에 얼굴을 묻고서 쭉 뻗었다. 그 덕에 세나 빅 만쥬가 눌러 괴상한 얼굴이 된 것을 보고서 안즈는 찜찜한 얼굴을 했다. 세나 선배가 눌리는 것 같은 느낌이야. 금방이라도 하? 쿠마군 돌았어? 완전 짜증 나!! 라고 말할 것만 같은 만쥬의 모습에 안즈는 무시무시한 기분이 들었다. 안즈는 쭉 뻗은 리츠를 따라 같이 엎드려 쭉 뻗고서 여전히 찜찜한 얼굴을 하고서 리츠에게 말했다.


“리츠 그거 안 하면 안 돼?”

“응?”


리츠가 고개를 돌려 안즈를 바라보자 안즈가 리츠가 누르고 있는 세나 빅 만쥬를 가리키면서 이상한 얼굴을 했다. 리츠는 영문을 모른 채 만쥬를 주물럭거리면서 안즈를 어리둥절한 얼굴로 쳐다보았고 안즈는 리츠의 손에서 찌그러져 가는 세나의 빅 만쥬를 보면서 우물쭈물 거리며 말을 꺼냈다.


“만쥬 안 찌그러트리면 안 돼?”

“왜?”


안즈의 말에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리츠는 여전히 만쥬를 이리저리 못살게 굴고 있었다. 안즈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서 리츠의 손에서 만쥬를 뺏어서 한쪽으로 밀어버렸다. 리츠는 갑작스럽게 자신의 손에서 사라진 만쥬가 믿기지 않는지 손을 여러 번 쥐었다 폈다를 반복하다 인상을 찌푸리고서 안즈를 바라보았다. 안즈는 멋쩍은 얼굴을 하면서 손을 들어 리츠가 인상 찌푸린 부분을 손가락으로 꾹 눌러 인상을 펴주며 말을 꺼냈다.


“아니 그게 이즈미씨랑 너무 닮아서 왠지 계속 뭉개고 있으면 곧이라도 ‘하? 완전 짜증나거든 손 안 떼?!’ 라고 말할 것 같지 않아?”


안즈는 말하면서 리츠의 얼굴을 힐끔힐끔 쳐다보았고 리츠는 안즈의 말을 들으면서 눈을 동그랗게 뜨며 깜박깜박 거리다가 말이 끝나자 웃음을 참지 못하고 바닥을 치면서 시원하게 크게 웃고 말았다. 안즈는 그런 리츠를 보면서 점점 고개가 숙어져 끝내는 귀 끝까지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그러다 고개를 팍 들고서 그만 웃으라며 바닥에서 시원하게 웃고 있는 리츠의 등을 약하게 내리쳤다. 한참을 리츠가 웃다 몸을 일으켜서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고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안즈에게 가까이 다가가 안즈의 고개를 들어 눈을 마주쳤다. 여전히 웃음기가 달린 목소리로 리츠는 말을 했다.


“셋짱 성대모사 잘하네 셋짱이 들으면 ‘하? 내가 언제 그렇게 말했어!’ 이러겠다.”

“성대모사 한 거 아니야.”


부정하는 안즈의 말에 리츠는 낮게 웃으며 안즈를 꼭 안아주면서 말했다.


“그래도 있지 아무리 셋짱이라도 만쥬가 말을 하지 않아 물론 만쥬도 셋짱 닮아서 표정이 못되긴 했지만.”


세나 만쥬가 말하는 걸 상상하는 모양인지 리츠는 말하면서 키득키득 웃었다. 안즈를 안았던 팔을 풀고서 여전히 자신을 보지 않고 있는 안즈에 리츠는 약간의 울상의 얼굴을 했다. 갈색의 눈동자가 보고 싶어. 나를 보고 있지 않으면 외로워져 안즈.


“그러니까 이제 나 봐주면 안 돼 안즈? 보고 싶은데.”


리츠의 나긋한 목소리에 안즈가 다른 곳으로 돌렸던 눈을 살짝 움직여 똑바로 정면을 응시했다. 붉은 눈동자가 바로 눈앞에 있었다. 예전에는 저 눈이 날 서 있다고 다가서면 분명 저 눈동자처럼 붉은색의 피를 흘리게 될 거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이렇게 따뜻할 줄은 몰랐었는데. 부드럽게도 풀려 있는 그 붉은 눈동자에 안즈는 저도 모르게 손을 뻗어 리츠의 눈가를 매만졌다. 따뜻하고 예쁜 눈동자. 리츠는 안즈의 손길을 멀리하지 않고서 그저 가만히 그 매만짐을 받고 있었다. 멍하게 눈가를 어루만지면서 눈동자를 맞춰오는 그 선을 리츠는 좋아했다. 나의 눈 속에서 네가 비춰지고 너의 눈 속에 내가 비춰지는 이 순간을 나는 좋아해. 입에서 여러 말이 굴러 다녔지만 리츠는 끝내는 말을 하지는 않았다. 말하는 순간 깨져버릴 것 같아.


한참을 어루만지다 안즈는 리츠의 얼굴에서 조심스레 손을 뗐다. 떨어지는 손길에는 아쉬움이 잔뜩 남아있었다. 떨어지고 난 순간 아 하는 안타까운 탄식이 리츠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떨어지는 게 아쉬워 저도 모르게 입에서 흘러나온 탄식이었다. 좀 더 그렇게 있으면 좋을 텐데. 계속 닿아 있으면 좋을 텐데. 리츠의 묘한 탄식에 안즈는 어리둥절해 하며 리츠를 바라보았다. 희미하게도 약간 처진 리츠의 모습에 안즈는 가만히 보다 살며시 웃다가 리츠를 꼭 안아주었다.


“얼마든지 닿을 수 있어 언제든지 나는 여기 있어 리츠.”


부드러운 갈색의 목소리가 귓가에서 간질거리게 울렸다. 언제나 귓가에서 울리는 말은 마음까지 번지게 따뜻해져 리츠는 잠시 눈물이 나올 뻔 했다. 안즈는 어떻게 내 마음을 그렇게 잘 아는 거야? 리츠는 마음속으로 조곤하게 물었다. 답이 올 리는 없었지만 그래도 묻고 싶었다. 어떻게 딱 듣고 싶은 순간에 마치 마음이라도 읽은 듯이 말해주는지를. 이번에 들려오는 대답은 없었다. 안즈는 마법사가 아닌걸. 리츠는 잘 알고 있었다. 언젠가 한 번 물어볼까? 안즈는 어떻게 가장 필요한 순간에 가장 듣고 싶은 말을 해주는지. 리츠는 그리 다짐하면서 안즈를 보듬으면서 작게 속삭였다.


“응 알고 있어.”


리츠의 대답이 만족스러웠는지 안즈는 작게 웃었다. 리츠의 귓가에만 들릴 정도의 작은 웃음소리에 리츠는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안즈는 이곳에 있어.


“그럼 날도 좋고 하니 이불 빨래를 할까.”

“응?”


리츠는 의문을 띄우면서 다시 되물었고 안즈는 안은 팔을 살짝 풀어 멍한 리츠의 얼굴을 보며 시원스레 웃었다.


“이불 빨래합시다.”


같이 자고 싶은데. 저렇게 웃으면서 말하면 하기 싫다고 말할 수가 없잖아. 한숨을 푹 쉬는 리츠를 보며 안즈는 키득거리면서 웃었다. 리츠는 자신의 손을 잡고서 일으켜 세우는 안즈를 묘한 얼굴로 보았고 콧노래까지 부르며 마당으로 나서는 안즈를 보며 직감했다. 어쩐지 평소보다 피곤한 주말이 될 것 같다고.


해는 푸른 하늘의 위에서 환하게 자신의 존재를 뽐내며 눈도 못 마주칠 정도로 빛나면서 마당의 잔디를 잔뜩 빛내고 있었다. 잘 맡아보면 아주 옅게도 햇빛의 향기가 나는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 바지를 무릎까지 걷고서 커다란 대야 안에서 양산을 들고서 불퉁한 얼굴로 이불을 콱콱 밟고 있는 리츠가 있었다. 딱 봐도 저 불만 있어요. 를 나타내는 리츠의 모습에 집 안에서 이불을 날라다 대야 안에 넣던 안즈는 풋 하며 웃고 말았다. 그 소리를 들었는지 리츠는 퍼뜩 안즈를 째려보았다. 리츠의 노려봄에 안즈는 재빠르게 입가에서 미소를 지우고서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이불을 가지러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지금쯤이면 집 안에서 나른하게 퍼졌을 텐데. 리츠는 폭신한 침대를 떠올리며 이불을 밟았다. 해는 뜨겁지는 않지만, 양산을 들고 있기는 귀찮고 왠지는 모르겠지만 끊이지 않고 나오는 이불에 리츠는 질린 얼굴을 했다. 이런 주말을 원한 건 아닌데 말이지.


이윽고 안즈가 마지막 이불이라며 대야 안으로 이불을 넣었고 수도꼭지를 돌려 대야 안으로 호스를 넣었다. 아까보다 조금 더 물이 차올라 이불이 잠기자 안즈는 곧바로 물을 잠갔다. 그리고 세제를 약간 더 넣고서 리츠가 밟자 거품이 나는 것을 보고서 리츠에게 손을 잡아 달라고 말을 꺼냈다. 리츠는 남은 한 손으로 안즈에게 손을 건넸고 안즈는 리츠의 손을 잡고서 대야 안으로 발을 들였다. 느껴지는 차가운 물에 안즈는 약간 떨다가 발로 착착 소리를 내며 이불을 밟기 시작했다. 리츠는 가만히 안즈가 하는 것을 바라보다 말했다.


“안즈 세탁기로 돌리면 안 돼?”

“왜? 재미 없어?”


리츠의 말에 안즈는 조금 조용하게 착착 밟으면서 리츠의 얼굴을 바라봤다. 리츠도 착실하게 밟으면서 안즈를 보았다. 안즈의 얼굴은 묘하게도 즐거워 보여서 리츠는 살짝 갸우뚱거리면서 안즈를 보았다. 리츠가 아무 말 없이 자신을 보자 안즈는 환하게 웃어 보이며 말했다.


“있지 그냥 리츠랑 밖에서 이불 빨래해보고 싶었어. 물장난도 치면서 그냥 즐겁게.”


아. 안즈의 말에 리츠는 조금 놀란 얼굴을 했다. 자신이 안즈와 같이 느긋하게 잠을 자고 싶은 것처럼. 분명 안즈도 자신과 함께하고 싶은 것들이 있을 텐데. 환하게 웃는 안즈의 얼굴에 리츠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자신은 여전히 자기 멋대로 하고 싶은 대로 생각했다. 안즈를 빼고서. 안즈의 의사를 묻지 않고서. 아. 이래서는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랑 닮아가고 있잖아. 리츠는 안즈가 넘어지지 않도록 한 손으로 허리를 잡고서 안즈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서 낮게 말했다.


“미안 안즈.”


리츠의 사과에 안즈는 눈을 깜박깜박하다가 나긋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뻗어 리츠의 등을 쓸어 주었다. 안즈의 가만가만한 토닥임에 리츠는 그저 안즈의 허리를 좀 더 끌어당겼다.


“나도 미안해 리츠 의사 없이 하자고 해서.”

“으응 아니야.”

“빨리 끝내고 가서 한숨 자자.”


안즈의 사과에 리츠가 안즈의 어깨에서 고개를 비비면서 말했다. 리츠는 대답하고서 고개를 들어 안즈를 바라보았다. 안즈는 리츠를 향해 환하게 웃어 보였고 리츠는 그런 안즈에게 답하듯이 생긋 웃어 보였다. 태양 빛 아래에서 둘의 미소가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리츠는 그 뒤로 안즈를 꼭 껴안고서 이불을 밟았다. 안즈가 떨어지려고 하면 특유의 ‘안 돼?’를 시전해서 안즈는 큰 고내갈등을 겪었다. 리츠는 분명 자신의 얼굴을 알고 이용하는 거라는 걸 알면서도 뿌리치기가 힘들었다. 그야 예쁘니까. 그러다 안즈는 호스를 집어서 리츠를 향해 물을 뿌렸고 리츠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물에 푹 젖어 버렸다. 안즈는 분명 가장 약하게 틀었는데 하면서 호스를 바라보았고 호스에서는 세차게도 물줄기가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안즈는 침을 꿀꺽 삼키고 뒤를 돌아서 머리에서 물이 똑똑 떨어지는 리츠를 보았다.


“리츠?”


아무 말 없이 물을 똑똑 떨치는 리츠에 안즈는 쉼 호흡을 크게 했다. 그러다 리츠가 고개를 들어 안즈를 향해 생긋하니 웃어 보였다.


“안즈 전쟁이야.”


전쟁의 시작이었다. 이불은 뒷전이고 호스를 들고 쫓아오는 리츠에 안즈는 최선을 다해 도망쳤다. 리츠는 그에 굴하지 않고 양산도 던져가며 안즈를 쫓았고 끝에 와서는 서로 호스를 잡고 서로에게 물을 쏘기에 바빴다. 호스에서 여기저기로 물방울이 튀어 햇빛 아래에서 보석처럼 반짝였다. 마당의 잔디들도 호스에서 나온 물을 머금고 자신의 잎 위에 생기를 뽐냈다. 그리고 그 아래 반짝거리는 환한 웃음을 짓는 두 사람이 있었다. 물에 젖은 생쥐 꼴로 뭐가 그리 신나는지 웃으며 서로에게 물을 뿌려 대고 있었다. 이윽고 안즈가 항복 선언을 하고 호스에서의 물이 잦아들자 리츠와 안즈는 서로를 바라보면서 시원스레 웃었다. 서로의 꼴이 지독하게도 푹 하고 젖어 있어 옷을 입은 채로 한바탕 물 에 들어갔다 나온 것처럼 온 몸에서 물이 뚝 뚝 떨어졌다.


“리츠 다 젖었어.”

“안즈도 다 젖었어.”


손을 꼭 잡고서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서로를 향해 웃어 보이다가 안즈는 문득 대야가 눈에 들어왔다.


“아…. 빨래”


이제야 무엇을 하고 있던 건지 생각이 난 안즈는 리츠의 손을 놓고서 대야로 달려가 상태를 확인했다. 갑작스럽게 놓아 혼자 남겨진 리츠는 안즈의 손이 빠져나간 자신의 손을 바라보다 안즈를 향해 천천히 걸었다. 이불 싫어.


다행히도 아까 세차게 밟았던지라 묵은 때는 빠진 것 같아 안즈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와중에 리츠가 와서는 안즈를 뒤에서 끌어안았다.


“이제 물기를 짜서 널기만 하면 되겠다.”

“그것만 하면 되는 거야? 안 힘들어?”

“으응…. 아마”


리츠는 지쳤는지 하품을 하면서 안즈에게 되물었다. 그런 리츠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얼른 끝내고 쉬고 싶은지 리츠는 안은 팔을 풀고서 솔선수범하며 물기를 가득 머금어 무거워진 이불을 들었다. 리츠가 한쪽 끝을 잡고 안즈가 남은 한 쪽 끝을 잡고서 서로 반대 방향으로 이불을 감자 점점 꽈배기처럼 꼬아지며 이불에서 물이 쏟아져 나왔다. 손끝이 쓰릴 때까지 꾹 짜내고 나서야 다른 대야에 던져 놓았다. 몇 번의 반복 끝에 모든 이불을 다 짜내고서 리츠가 털썩 주저앉았다.


“안즈 거짓말쟁이.”


리츠의 말에 안즈는 멋쩍게 웃으며 물기가 다 빠진 이불이 담긴 대야를 들고서 옥상으로 향했다. 리츠는 안즈를 향해 살짝 손을 흔들고서 풀 위에 누웠다. 선명한 초록 속에 진한 검은색이 흐트러졌다. 리츠는 선명한 푸른 하늘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귀에 들려오는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 풀이 휩쓸리는 소리. 그리고 펄럭이는 소리까지. 서로 각각의 다른 소리를 내지만 조용한 한가운데에서 나는 자연스러운 소리들은 화음을 이뤄내고 있었다. 아 잠들어 버릴지도 모르겠어. 리츠는 눈을 깜박깜박 거리면서 몰려오는 수마에 몸을 맡기려다 안즈와 같이 자기로 한 것을 떠올리며 퍼뜩 눈을 뜨고 일어났다. 마침 안즈는 이불을 다 널고 리츠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리츠는 안즈를 향해 손을 흔들고 일어나서 옥상으로 향했다.


계단 바로 밑에서 리츠는 안즈를 기다리고 있었다. 연실 터져 나오는 하품에 리츠의 눈이 감기려고 했지만 어찌어찌 꾹 참고 이겨내고 있는 중이 였다. 안즈는 그런 리츠를 보며 미안한 얼굴을 하며 빨리 내려가려 계단을 빠르게 밟았다. 그 순간 안즈의 발에 남아 있는 세제와 아까 옥상에 올라가면서 대야에서 떨어진 세제 물이 맞닿아 미끄러져 안즈는 중심을 잃고 계단에서 떨어졌다.


안즈는 두 눈을 꼭 감고서 아픔이 찾아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몇 분이 지나도 느껴지지 않는 고통과 통증에 안즈는 어리둥절해 하며 눈을 떴다. 저 멀리 뒹굴고 있는 대야와 조금 멀어진 옥상 계단이었다. 그리고 뒤에서 느껴지는 익숙한 체취와 배 부근에서 느껴지는 강한 팔심에 안즈는 조심스럽게 리츠를 불렀다.


“리츠?”

“…. 해야지”

“응?”

“조심해야지! 왜 거기서! 왜! 왜!”


같이 살고 나서 처음 듣는 리츠의 큰 목소리에 안즈는 잠시 말을 잃었다.


“미안 큰소리 내서…. 잠시만 이대로 있어 줘.”


리츠의 낮은 목소리에 안즈는 몸에서 힘을 빼고서 리츠의 품에 기댔다. 좀 더 품에 안즈를 끌어안고서 리츠는 한동안 가만히 있었다. 몇 십 분 쯤 흘렀을까. 리츠는 조용하게 말을 꺼냈다.


“왜 나한테서 떨어지는 거야 혼자서는 외로워 안즈….”


같이 있어도 떨어져 있는 동안 외로움이 쌓인다. 눈앞에 있어도 무언가로 곧 사라질 수 있는 건 여러 번 겪어서 알고 있어. 그래도 이제 혼자서는 있을 수 없단 말이야. 따뜻함을 알게 됐는데. 여러 뱉지 못한 말들이 속에서 가라앉았다.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너를 꼭 안고 있어도 사라질 것만 같은 불안감에서 벗어 날 수 있어?


“그러니까….”

“혼자 두지 않아 리츠.”


여러 말을 고심하며 뱉은 말을 꺼내려 드는 리츠에게 안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는 단단하고도 확신에 차 있어서 리츠는 자신도 모르게 숙였던 고개를 들고 말았다. 고개를 들자 눈에 보이는 건 아픈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안즈 였다.


“이번엔 조심하지 못한 내가 나빴어. 미안 불안하게 해서. 그래도 있지 리츠 나는 널 절대로 혼자 두지 않아.”


말 뿐인 건 많다. 자신의 형도 그렇게 말해놓고 자신을 떠나갔었으니까. 그런데도 안즈의 저 갈색의 따스한 목소리를 자꾸 믿고 싶은 건 왜일까. 단단하고 확신해 찬 저 목소리에 기대보고 싶어져서. 안즈라면 계속 옆에 있어 줄 것 같아. 너와의 미래를 나는 꿈꿔도 괜찮은 거야?

끝에 달라붙은 말들을 차마 꺼내질 못해 리츠는 견디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그때보다 더 자란 리츠의 얼굴에서 떨어지는 눈물은 안즈의 어깨를 적셨다.


“괜찮아 불안하면 몇 번이고 물어봐도 리츠 나는 너의 옆에 있어.”


바람이 나부끼는 아래에 흐느끼는 소리가 작게 울렸다. 그 속에서 작게 위로하는 아니 굳은 약속을 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굳은 약속은 몇 번이고 울려 퍼져 눈물이 웃을 때까지 계속되었다. 한참이나 계속 울렸던 던 목소리들이 잠시 조용해졌다. 흐느끼는 소리가 멎어 들고 눈물을 눈가에 달고서 리츠는 안즈에게 작게 웃어 보였다. 리츠의 작은 웃음에 안즈도 따라 작게 웃었다.


“자러 갈까?”


안즈의 말에 리츠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안즈는 느슨해진 리츠의 팔을 풀고서 마당에 널려져 있는 것들을 대충 정리해놓고서 리츠를 이끌고서 집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서기 전 바람이 크게 불어 이불이 옥상에서 크게 펄럭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리츠는 잠시 그 소리에 멍하니 옥상을 오래도록 올려다보았다.


둘은 들어와서는 손발을 씻고서 편히 침대에 누워 잘 준비를 했다. 리츠는 무슨 생각에 잠겼는지 아무 말이 없었고 안즈는 연신 하품을 해댔다. 피곤했는지 막 잠이 들려는 안즈를 리츠가 흔들어 깨우고서는 눈을 빤하게 쳐다보며 말했다.


“있지 안즈 역시 이불빨래는 세탁기로 하자.”


리츠의 세상 진지한 말에 졸린 눈을 비비다가 안즈는 가만히 리츠를 보다가 웃으며 대답했다.


“그러자 이불빨래 힘들었다 그렇지?”

“그러게.”


해가 한가운데에서 서서히 떨어져 가는 가운데 서로를 꼭 끌어안고 달게 낮잠을 자는 두 사람이 보였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한 부분이나 오타는 자주자주 수정하러 올 예정입니다 볼 때마다 틀려질 수 있어요


*뭐랄까 리츠는 같이 있는데도 항상 불안해하고 외로월 할것 같은 느낌이 있어요


혼자 있는 시간 속에서 있어서 그렇게 느끼는 걸까요.


*뭐 개인적인 해석이 겠지만.. 둘이 재밌게 노는걸 쓰고 싶었는데..


어째서 이렇게 되었지..?


*문의는 트위터(@pogeun_anzu)로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