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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나는 소나타

[마스이즈이타]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





아이유 -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 처럼 (Cover. 임현정)



[마스이즈이타]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


*셜뉘댄 시스터즈 리퀘스트 . 이즈미 해석 주의 . 마스미 해석 주의 . 이타루 해석 주의 . 흐름 주의




W.포근





함께 보내온 시간들을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까. 우리의 관계는 연인이라 말할 만한 것이었을까. 정리할 추억이 데이터로 존재하는 사진 몇 장뿐이라 추억이라 부를만한 것도 떠오르는 게 없어서 정리하면서도 그렇게 울고 싶었다. 흔하다면 흔할 제대로 된 데이트를 몇 번이나 해봤을까. 조금은 부끄러워지는 애정의 말을 들어본 적이 있었던가. 어쩔 수 없어. 바쁘니까. 라고 스스로에게 둘러대고 변명을 하기 에는 명백하게 자신이 몇 번째 순서인지 알 수가 있어서. 초라해져가는 마음과 더불어 부럽지 않을 수가 없는 보통의 일들이었다. 보통의 일이 아니게 되어버린 순간 마음은 간절해지고 사랑은 절박해진다. 동등하다 같은 마음이라 여겼던 관계는 어느새 보니 시소처럼 한쪽으로만 기울어 있었다. 이걸 연인이라 할 수 있을까. 사랑이라 말할 수 있을까. 일방적인 짝사랑에 가까웠다. 그랬다. 나는 당신을 짝사랑하고 있었다. 당신은 나의 짝사랑에 답해주는 좋은 사람이었구나. 내가 미련스러웠고 구질구질하게 굴었다. 돌아봐주지 않는 당신이 봐줬으면 해서 답해주는 좋은 당신을 곤란하게 만들었다. 언제쯤 내 순서가 올까. 앞 순서는 언제쯤 끝날까. 내 차례까지 오기는 할까. 오늘도 내 순서는 맨 마지막일까. 여기까지 오지 못하고 오늘도 하루가 끝날까. 그럼 내일은 내가 제일 첫 번째가 될까. 어제 마지막 순서였으니까. 마지막까지 기다렸으니까. 오늘은 첫 번째 순서일까 기대하며 서있는 내가 잘못한 일이었다. 내일이 되어도 그 다음 날이 되어도 여전히 마지막 순서였는데. 억지로 첫 번째로 서 있으려 해서 당신을 난감하게 만들었다. 당신은 참 좋은 사람이었는데 내가 당신에게 나쁜 사람이었다.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당신에게 나쁜 사람이었던 게 미안해서 눈물이 조금씩 나는 듯했다. 지겨웠다. 늘 당신에게 나쁜 사람인 게. 언제나 당신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었는데 언제부터 늘 이렇게 나빴을까. 그만 나쁘고 싶었다. 이제 당신에게 좀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기에. 이쯤에서 굳이 말하여 붙이자면 사랑 같은 것이 있었던 관계를 정리하고 싶었다. 좋게 말하자면 사랑 같은 것이 있었던 관계였다. 주에 몇 번씩 자기도 하고 그때 이름을 불러주는 것도 사랑의 말이라고 친다면 감정이 있었던 말이라고 한다면 나름 연인이었을 수도 있었겠다. 아니면 그냥 단순한 잠자리 파트너였던 헤펐던 관계일 뿐이라고 칭하는 게 말하기에 퍽 어울렸다. 여전히 미련이 남아도 연인이라 칭하고 싶어도 결국 스스로도 알고 있는 우리는 연인이 아니었다.

 

마음을 단단하게 먹고서 불러내도 떨리는 건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이즈미는 여러 번 숨 쉬는 걸 반복했다. 분명 늦게 올 것도 분명했다. 별일 아니겠지. 평소와 같이 어디 놀러가자 보채는 거겠지 하며 당신은 늦게 올게 분명했다. 그걸 알면서도 일찍 나와서 추위에 떨어가면서 기다리는 자신의 모습은 여전하게 나쁜 사람이었다. 기다리는 동안 다시 천천히 마음의 정리가 필요했다. 굳이 정리할 추억도 별 거 없었지만 별 거 없는 추억을 붙잡고 놓지 못하는 게 자신이었으니까. 그 날도 딱 지금처럼 비가 내렸다. 잊을 수 없는 이유도 별 게 없었는데. 단순하게 말하자면 그냥 그 날 당신이 내 마음을 적셨다. 내리는 비가 옷을 적시듯 가만히 웃던 당신이 젖은 줄도 모르게 마음을 적셨다. 그런 평범한 게 가장 지울 수 없는 간절한 추억이었다. 이 정도면 괜찮았다. 남겨두면 언젠가는 뒤로 넘어가겠지. 지울 수가 없으면 다른 페이지로 넘기면 덮어씌우면 그만 일 테니. 지금은 이정도로만 정리하면 괜찮았다.

 

생각보다는 날이 추웠다. 어딘가로 가 있기에는 당신이 언제 올지 몰라서 한참을 스스로에게 괜찮다고 다독이다 보면 오겠지. 오겠지. 한참은 정말 생각보다도 빨랐다. 아주 처음으로 조급하고 다급한 당신을 나는 마주할 수 있었다. 우산도 안 들고서 물에 젖은 생쥐 꼴을 한 채로 달려오는 모습이 어째선지 눈물이 났다. 이 때가 되어서야 나는 당신에게 첫 번째 순서가 될 수 있었구나. 마지막 순간까지 이즈미는 나쁜 사람일 수 밖에 없었다.

 

왜 이렇게 달려왔어요?’

 

아무 말이 없었다. 아주 오래 전 이렇게 지긋하게 자신을 바라본 일이 있었다. 왜 이렇게 그 날과 비슷한지도 모를 일이다. 이즈미는 자신이 쓰고 있던 우산을 이타루의 손에 쥐어주며 말했다.

 

여기까지.’

 

비가 차가웠다. 눈에 똑바로 떨어져서 마치 우는 것처럼 보였다. 감기가 찾아올지도 몰랐지만. 이러면 조금은 좋은 사람일 수 있을까. 당신은 조금 나쁜 사람으로 보일 수 있을까. 괴로웠던 건 나인데. 슬펐던 것도 나인데. 어째서 그런 모습인지. 먼저 울고 있는지. 차라리 빗물이면 덜 아플 수 있을 텐데. 볼을 쓸어보니 따뜻해서 따라 울고 싶어졌다. 이제 와서 무슨 소용이 있다고. 한 번이라도 먼저 좋아한다고 말해주지 그랬어요. 한 번 정도는 첫 번째로 생각해주지. 왜 지금에서야 나를 봐주는 거 에요. 지금에라도 끝이 아니라고 하면. 어떻게 될까. 마지막이 아니라면 당신은 눈물을 멈출까요. 아니 애초에 끝이 아니었다면 내 앞에 당신이 이런 모습으로 서 있긴 했을까. 우리의 관계는 늘 이렇게 모순적이었다. 떠나가질 않길 바라면서 먼저 사랑을 말하지 않고 떠나가고 싶지 않으면서 이별을 말했다. 겨우 내 입에서 나온 고백도. 겨울비 마냥 무거웠다.

 

이즈미.’

.’

나 좀 좋아해줘.’

 


-

 



봄이 온다 하여 겨울이 물러가는 게 아니다. 꽃이 피는 봄이 온다 하여 봄이 내게로 오지 않듯이. 당신도 그렇다. 이별을 하였다 하여 당신에게서 그 사람이 물러가는 것도 아니며 나에게로 당신이 오는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봄처럼 웃을 수 있는 이유는 역시 당신이었다. 날짜가 지나면 지날수록 추위가 조금씩 누그러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아침이나 저녁은 아직 겨울다웠지만 낮은 꽤 다정한 느낌이라 나 천천히 걸어오고 있어요. 라고 봄이 말하는 듯 했다봄이 천천히 걸어오고 있듯이 마스미도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실은 마음 같아서는 금방이라도 있는 힘껏 달려서 여름이라도 안겨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아직은 겨울임을 알아야했다. 지금에는 처음과 적당히 그러나 마음 가득을 안는 설레는 마음이 설익은 순정이 어울렸다. 한 여름의 무더위 같은 견딜 수 없는 마음도 물론 있었겠지만 계절이 돌아올 틈에는 크게 변하지 않는 아직은 소년다운 벚꽃이었다. 꽃을 준비했으면 좋았을까? 아니면 무슨 특별한 걸 준비했어야 했을까. 이미 준비하기에는 늦어버렸지만 그것도 잊을 만큼 떨렸다는 게 중요했다. 봄이 다시 돌아오기에 긴 시간이 걸렸듯이 이 말 역시 다시 입을 통해 당신에게 말해주기에 긴 시간이 걸렸다. 혼자서는 몇 번이고 말해온 늘 당신에게 말해주고 싶었던 당신에게 닿았으면 하는 말. 마법같이 말 한마디 뱉으면 당신이 웃지는 않겠지만. 가득 봄이 불지는 않겠지만 말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족했다. 마침 날씨도 그랬다. 봄이 가까이 걸어온 걸 알리듯이 따뜻한 봄비가 내렸다. 자신도 그저 봄비 같이 찾아왔다고 알리는 정도면 괜찮았다. 당신을 좋아해.

 

돌고 도는 계절의 순간 마다 당신을 좋아해. 좋아한다고. 좋아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특별하게 무언가를 크게 기대 한다기보다 그냥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당신이 좋았으니까. 말을 아끼고 싶지 않았다. 듣고 당황했을 때의 첫 모습도 익숙해져 가며 담담하게 넘겨버리는 모습도. 어떤 반응도 괜찮았다. 당신에게서 기인한 모습들이었으니까. 아무렴 좋았다. 모든 순간의 당신이 사랑스러웠으니까. 시간과 계절의 흐름 사이에 속아 다른 누군가를 허락하는 순간마저도 말해주고 싶었다. 당신을 사랑한다고.

 


-

 



겨울인 줄 알았는데 한 마디의 말로 봄이 가까운 걸 느꼈다. 들고 있던 우산이 필요가 없어졌다. 비가 봄에 더 가까웠다. 좋아한다는 말에 무너져 내려갔다. 괜찮은가 하면 괜찮지도 않았다. 불안했다. 왜 날은 또 이렇게 비가 와서. 미안하게도 당신을 겹쳐보는 지 모르겠다. 알고 있어도 서로 다른 사람임을 알고 있음에도 이렇게나 다름에. 이 말이 왜 그리 무거웠을까. 왜 그리 말라버린 겨울의 비처럼 드물었을까. 겨울이여서 그랬을까. 당신을 만난 순간이 늘 봄 인줄 알았는데. 그날의 비는 봄비 인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차디찬 겨울비였나 싶었다. 그때 눈에서 흐르던 건 눈물이 아니라 눈이 녹은 잔여물 같은 겨울이 차마 보내지 못한 미련의 비였다. 봄비 같았다면 지금 이렇게 눈으로 울 필요가 없었을 테니까.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울 줄은 몰랐기에. 자신 때문일까. 아니면 그 사람 때문일까. 후자에 가까웠겠지만 지금 당장 복잡한 마음이 들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언젠가는 평소에도 어느 때에도 나만을 봐줬으면 좋겠어. 마스미는 나동그라져 있는 우산과 주저앉아 우는 이즈미를 번갈아 바라보다 자신도 우산을 내려놓고 이즈미의 앞에 다가갔다. 조심스러웠다. 손이 닿아도 될는지 좀 더 말을 해도 될는지. 내릴까 말까. 머뭇거리다가 미약하게 마스미는 이즈미를 토닥였다. 조용하고 다정하게 내리는 봄비 같았다. 차츰 옷이 비에 물들어 가는 것처럼 말 또한 위로 또한 마음을 적셔갔다.

 


-

 



아마 우리가 만난 순간은 봄이 아니라 겨울 이었나보다. 항상 너는 내게 만났을 때 봄비가 내려서 찬찬히 설렘이 스며든 거라 했는데. 끝이 이렇게 된 걸 보면 눈에 바로 떨어지는 차가운 겨울비가 내렸었나보다. 마지막의 말에는 아무 대답도 없었지만. 내게 대답한 걸 알았다. 그 의미가 무엇인지도 알고 있어서 떠나가는 이유도 물을 수가 없었다. 지쳐버린 너의 마음 어디에도 내가 머물 수 있는 곳이 없음을 알았다. 네가 곁에 없다는 이유로 너 하나로 이토록 아플 수 있음에 마음이 무너져갔다멀쩡한 듯해도 속은 좀먹어 들어가는 것 같았다. 잠이라도 제대로 잔다면 모르겠다. 겨우 내 잠들면 늘 꿈속에는 뒷모습인 네가 있어서 쉽사리 잊어내지 못했다. 어떤 말을 해야 할까. 부르면 말을 걸면 뒤를 돌아봐주긴 할까. 이기적이게도 네가 부르는 목소리에 돌아본 적이 없음에도 부르면 돌아봐줬으면 했다. 다시 한 번 웃어줬으면 좋겠다고 간절하게 바랐다. 꿈이기에 드러낼 수 있는 마음이었다. 조금 더 빨리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마지막 순간에 너를 향해 다정하게 사랑한다고 말을 할 수 있었을까. 겁쟁이가 아니었다면 꿈에 있는 뒷모습의 네가 아니라. 옆에 기대 있던 네게 사랑한다고 말해줄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타나 이상한부분은 자주자주 수정하러 올 예정입니다 볼 때마다 틀려질 수도 있어요


*셜뉘댄 시스터즈의 아삼생활을 응원합니다


*확실히 전보다는 느낌이 많아 달라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린이에 대한감상이 말이지요 생각보다는 어린이와 의기투합 하며 지낼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고마운 마음이 가득해서 조금정도는 너를 본받고 싶다고 생각해.

비슷하면서도 다르기에 너처럼 좋은부분이 올바르게 되었으면 좋겠다.

사랑을 응원한다 어린이.


*이타루씨에게는 늘 용기를 내달라고.

먼저 사랑을 말하는 건 하고 나면 어렵지 않은 일이라.

많이 말한다 해서 감정이 퇴색되거나 하지 않으니까요

애정은 많을수록 표현할수록 예쁜 것이기에.


*봄비가 조심스럽게 다정하죠.

내릴 적에는 꽃이 한가득 피어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의 비는 겨울비에 가깝겠지만.

따뜻한 냄새가 같이 있다면 봄비에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군요. 


*원곡은 임현정씨의 곡입니다 원곡도 꼭 들어보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좋은 노래에요.


*문의는 트위터(@pogeun_anzu)로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