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안즈카오] 파도가 밀려오는 곳, 바다에 삼켜지는 순간, 모래가 우는 기다림
*레이안즈가 주가 아닙니다 레이>안즈>카오루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할배 비중이 없습니다 . 레이 해석 주의 . 안즈 해석 주의 카오루 해석 주의
W.포근
발목까지 바다가 닿는. 파도가 바로 밀려오는 곳. 이곳에서 뒤로 물러서지도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해서 있는 그대로 밀려오는 파도를 연거푸 맞이한다. 파도에 흠뻑 젖은 채로는 서 있기가 힘겨워 주저앉아 버리면 여지없이 다시 밀려오는 파도에 휩쓸려 바다에 삼켜진다. 차오르는 물에 숨을 최대한 참아보려 물 밖으로 나가보려 힘겹게 애를 쓴다. 발버둥을 치다 겨우내 물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커다란 숨을 다시 쉬고 눈을 떠 주위를 둘러보면 여전하게 바다의 안이란 걸 깨닫게 된다. 속해있는 바다는 끝이 보이지 않고 있던 곳에서 이만치 멀리 떨어져 버렸다. 다시 돌아간다면야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지도 몰랐다. 닿았다 손 틈사이로 새어나가는 바다와 먼 곳의 밀려오는 곳이 보였다. 실은 여기까지 온 이유는 바다가 보고 싶어서였는데 이제 와서는 바다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담을 수 없는 큰 당신이 꽉 움켜쥐려 해도 손 틈 사이로 빠져나가 버리는 당신이 누구에게든 다정한 당신이 좋았고 미웠다. 흠뻑 젖을지언정 오롯하게 당신 앞에 서 있고 싶었고 삼켜지고 싶지 않았다. 좋았음에도 부러 눈을 돌리기도 하고 찾지도 않고 그러다 견딜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오면 먼 곳에서나마 흐르듯 지나쳐 가는 게 그게 다였다. 인정해버리는 게 알게 되는 게 무서웠다. 아 인정해버리는 순간 얼마나 많은 파도가 밀려들어 와 나를 삼킬지 얼마나 깊이 바다에 잠겨버릴지 파도에 수 없이 휩쓸려 끝내 견딜 수가 없어 바다에게 진주를 토해내 버릴까 무서웠다. 작은 조개인 나는 어느 날 당신에게서 밀려온 무언가를 삼켰고 그게 무엇인지도 모른 채 열심히 어루만지며 몸 깊숙한 곳에 숨겼다. 가끔 울리기도 따끔거리고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언제나의 아픔일 거라 여겼기에. 실은 그게 시작된 작은 마음이었다.
모래는 기다리는 게 능했다. 바다와 맞닿은 그 길목에서 언제나 기다렸다. 차마 잡지 못했던 모래는 늘 그랬듯 먼 발치에서 기다리는 중이었다. 한결같이 기다리는 중이었다. 돌아봐 줄 순간을 꿈꾸기도 했다. 실상은 바다에 삼켜져 가는 게 눈앞에 선했다. 실은 그 바다는 그리 깊지 않았었다. 아니 깊지 않다기보다. 마음만 먹으면 바다에서 벗어나올 수 있었다. 그런 바다였으니까. 한 때는 누구든 얕게 들어올 수 있었지만 누구도 깊게 들어올 수 없는 그런 바다였으니까. 이런 바다였기에 방심한 부분이 있었을지도 몰랐다. 바다는 조금 변했다. 바다는 삼켜내려 했다. 깊숙이 심해 속으로 가라앉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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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한다. 안 한다. 라고 따지면 확실히 좋아하는 쪽에 속하는 감정이었다. 그리 익숙하지 않은 이 감정은 깨닫기 까지가 오래 걸리지 깨닫고 난 후에는 걷잡을 수 없는 게 무서웠다. 안즈도 그랬다. 어렴풋하게 이게 무엇인지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애써 외면하려 들었다. 인정해버리면 담담함을 유지할 수 없게 되어버리니까. 그렇게 생각은 하면서도 기회가 있으면 마주쳤으면 하는 바람이 늘 있었다. 그냥 스쳐지나 듯 보는 거로도 괜찮았다. 그리움은 그렇게 대충이라도 잠재울 수 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울컥 치밀어 오르는 마음은 정말이지 어떻게 갈무리 할 수가 없었다. 좋아한다는 게 이렇게 사람을 갉아먹을 일인가 싶기도 했지만. 어찌 보면 갉아먹는 감정일지도 몰랐다. 안에 나는 존재했지만 존재하지 않았고 오롯하게 당신이 가득 들어앉았으니 당신으로 인해 내가 지워지는 이 감정은 사람을 갉아먹는 끔찍한 것일지도.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당신이 밉고 좋았고 그랬다. 무엇보다 기대감으로 두근거리는 게 무엇보다 싫었다. 누구에게나 다정했고 누구에게도 열어주지 않는 걸 너무 잘 알면서도 기대하는 자신도 싫었다. 나에게도 열어주지 않지만 다른 이에게도 열어주지 않았으니까. 그게 싹이 되어 일말의 기대로 부풀어 오르는 게 한심스러웠다. 그럼에도 좋아한다 말하면 그린 듯한 미소를 띄운 채 명확한 대답이 없을 당신을 잘 알기에 아무 말도 뱉어선 안 됐다. 좋아하지만 좋아한다 말을 해서는 안됐다. 당신을 좋아하면서도 당신에게 삼켜지고 싶지 않았다. 오롯하게 나로서 당신을 좋아하고 싶었다. 정말 삼켜지고 싶지 않았다.
3자이면서도 3자가 아니었다. 사이에 낀 곤란한 3자라고 생각되지만 엄연한 관계자였다. 카오루는 자신의 감정을 알았고 레이도 그의 감정을 알고 있을 거다. 물론 전과 같은 가벼운 것이 아니라 제대로 정제된 올바른 감정 말이다. 또한 레이는 안즈의 감정도 알고 있을 게 뻔했다. 그저 그는 모른 척 하고 있을 뿐이니까. 카오루가 아닌 척 하는 것처럼. 가끔 그녀는 스스로 들어올 때가 있었다. 물론 목적지는 자신이 아니겠지만 혹여 목적이 자신이더라도 눈은 그를 향했다. 자신처럼 그녀 역시 스치듯 그리움을 잠재웠다. 그는 흔드는 법을 잘 알았고 그게 파도 마냥 거세게 쳐서 그녀는 혼란에 허우적댄다. 그것에 자신도 조금은 흔들린다. 완벽한 먹이사슬 관계 같기도 했다. 가장 마지막 층은 자신이었다. 뒷모습이 더 익숙해진 이상 돌아보지 않을지도 몰랐다. 그래도 기다려야 했다. 카오루 역시도 안즈와 같았으니까. 정 견디지 못한 안즈가 바다에 밀려오는 곳에 닿을 쯤에는 자신도 잡을 준비를 하고 있을지. 돌아봐 주지 않는 삼켜지는 순간에 돌아보게 하면 되는 간단한 일이다. 뺨을 맞을지언정 싸늘한 눈초리를 받을지언정 그 같은 진득한 바다가 아닌 맑은 바다를 담은 너의 눈이 내 모래에 닿게 하기 위해.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타나 이상한부분은 자주자주 수정하러 올 예정입니다 볼 때마다 틀려질 수도 있어요
*심심했다..그냥 카오루가 보고싶었다...
*카오안즈인가 레이안즈가 따지자면 카오안즈 인것 같기도 하고...
*홍끼선배가 저는 너무너무 좋구요 짝사랑하는 하카제 카오루 최곱니다..
*문의는 트위터(@pogeun_anzu)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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