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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의 카논 2 N

[리츠안즈] 당신과의 밤이 평소의 낮보다 아름답기를




김형중 - 그랬나봐 (Piano ver.)



[리츠안즈] 당신과의 밤이 평소의 낮보다 아름답기를

*뒤 늦은 할로윈 기념 리츠안즈 . 리츠 해석 주의 . 안즈 해석 주의 . 데네쨔마께 드리는 할로윈 리츠안즈



W.포근




겨울이 가까워져 가면 갈수록 낮이 짧아짐과 더불어 밤이 길어진다. 가을과 겨울의 그 미묘한 사이의 끝자락에 화려한 밤이 하루 정도 끼어있다. 죽은 자도 살아 돌아온다고 하는 터무니 없는 이야기가 난무하는 밤. 여러 색깔이 하늘을 뒤엎고 달콤한 냄새들이 가득 거리며 웃음소리도 비명도 한데 어우러져 앙상블을 자랑하는 그런 밤. 달콤하고 사랑스러운 밤. 밤도 낮처럼 환할 수 있다고. 여름의 밤과 더불어 반짝거리는 가을의 마지막 즈음이다. 바로 그즈음이 너와 내가 맞닿을 수 있는 자그마한 시간이기에 작은 목소리로 둘만의 공간에서 너에게 마음을 보였다.

 


- 평소의 낮

 



조금 위험할지도 라는 생각이 드는 건 사실이었지만 잠들기에는 그랬다. 약간이지만 반의 시끄러운 소리도 조금 재미있을지도 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 약간이긴 하지만. 걷는 게 비틀거리긴 해도 눈꺼풀이 무거워져도 잠들고 싶지는 않았다. 여기까지가 리츠의 기억 끝이었다. 문득 정신 차려보니 평소의 장난스러운 표정과는 달리 꽤 걱정스러운 얼굴로 자신을 깨우는 레오가 보이자 리츠는 자신의 상태를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레오에게서 여러 말들이 쏟아지고 하나하나 조금은 귀를 기울여 듣는 와중에 문득 웃음이라도 나올 것 같았다. 왕님에게 걱정 같은 걸 받고 있구나. 싶은 마음이 간질거렸다. 생각해보니 너도 이랬다. 아주 처음의 이야기로 돌아가지만. 다른 생각에 잠기다 레오에게 음료수를 부탁하고서 레오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리츠는 가만히 눈을 감았다. 무섭게도 낮과 밤은 이렇게나 다르다고. 마치 너는 이 시간에 존재할 수 없어 라고 말해주는 것같이 한 걸음이라도 떼면 힘들어 금방이라도 잠이 들어버릴 것 같지만. 애써 버티고 있는 이유는 있었다. 네가 있는 시간에 나도 존재하고 있다는 게 기적이라도 일어난 것 같이 느껴졌기에. 햇빛에 웃는 얼굴이 사랑스러웠는걸. 조금 더 기적이 길어지면 좋겠다고 리츠는 생각했다. 문득 목이 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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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아서 아름답고 안타깝다고 안즈는 생각했다. 해가 저물어가는 오후. 미묘한 사이다. 낮이라고 하기에도. 밤이라고 하기에도. 양쪽에 한없이 가까우며 한없이 멀어서 이 사이가 저와 리츠 사이의 시간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아주 짧은 그런 시간. 그렇기에 더 소중한 시간. 자신은 낮에 살고 리츠는 밤에 살지만. 이 짧은 오후는 함께 공유할 수 있기에 소중했다. 서 있는 와중에 어렴풋하게 피아노 소리가 들렸으면 좋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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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는 너는 이런 느낌일까? 하고 인간처럼 굴어보는 건. 이상한 느낌이었지만. 썩 나쁘지는 않다고 리츠는 생각했다. 이렇게 아침을 맞이하고 걸어서 학교에 와서 모두와 이야기를 나누고 하는 걸까. 평소의 너는. 내가 걷는 길을 안즈도 걷고 왔을까. 만약 길에 걸음을 남길 수 있다면 안즈의 발걸음이 새겨져 있다면 좋을 텐데. 한 발씩 내디딜 때마다 안즈가 가까워지는 거니까. 힘낼 수 있을지도 라고 생각하면서 내리쬐는 따가운 아침 속에서도 약간 웃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혼자 걷는 걸음보다는 같이 걷는 걸음이 따뜻할 테니까. 반에 와서 아침에 닿는 교실의 풍경이 신기했다. 문을 열면 누군가 맞아주는 신기한 느낌. 반이 같았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런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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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를 지나가다 눈에 음악실이 닿게 되면 멈춰 서게 되는 구석이 있다. 어렴풋하게 피아노 소리가 들려오는 것도 아니지만. 혹시 모른다는 마음이 분명 있는 게 많았다. 문을 조심히 열고 들어가 보면 주인 없는 피아노가 눈에 들어오는 것 빼고는 조용하다. 조심히 문을 닫고서 피아노 의자의 끝에 가까이 앉고. 피아노 건반에 손을 올렸다. 문득 의자 옆자리가 쓸쓸하다고 안즈는 생각했다. 기대오는 무게에 어깨가 살짝 눌리기를 바랐을지도 몰랐다. 건반의 소리가 길게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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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선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지만. 잠들지만 않으면 되는 거잖아. 라며 리츠는 느른해진 몸으로 책상에 엎드렸다. 살짝 고개만 돌려도 바로 해가 비추는 전경이 보인다. 같은 풍경 보고 있는 걸까. 아니면 이 풍경 안에 있는 걸까. 어쩐지 낮은 알 수가 없다. 밤보다는 넓고 넓어서 리츠로서는 가늠할 수 없는 정도라는 게 있는 모양이었다. 가든 테라스에서 안즈의 무릎을 베고 자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히 났다. 따뜻하고 상냥하고 좋은 향기와 목소리 속에서 잠들 수 있는걸. 잠에서 깨어나면 항상 맞이해주고 말이지. 잘 잤냐는 목소리. 꽤 많이 듣고 싶을지도. 낮에 깨어 있어도 떨어져 있으니까 그리운 모양이야. 그래도 밤보다는 덜 외로운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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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게 무릎을 비워놓고 되는 습관이 생겨버렸다. 언제나 무릎에 눌려오는 무게가 있기에 당연하게도 무릎에는 무언가를 올려놓지 않게 되었다. 음악 소리처럼 일정하게 들려오는 조곤조곤한 숨소리. 아기 같은 얼굴로 잠들어 있어 안즈는 간혹 일하다 말고 자는 리츠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웃곤 했다. 비어있는 무릎이 허전해서 몇 번이고 안즈는 바느질을 하다말고 무릎을 보며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 낮의 시간이 좀 더 빨리 지나가면 좋을 텐데.

 


- 당신과의 밤

 



할로윈이 하루가 아니면 좋을 텐데 라는 생각을 리츠는 했다. 곳곳에서 여전히 음악 소리와 떠들썩한 소리가 들렸다. 밤은 아직 기니까. 아직 소리는 계속해서 들릴 것이다 오래도록. 리츠는 자신의 어깨에 기대 잠든 안즈를 슬쩍 바라보았다. 일어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부러 깨우진 않았다. 느긋한 목소리를 듣는 게 좋았지만 작게 울리는 숨소리도 나쁘진 않았기에. 리츠는 작게 웃어 보였다. 매년 오는 할로윈을 리츠는 꽤 좋아했지만 이번 할로윈은 자신에게 특별한 의미가 날이 되어버렸다. 자신의 옆에 기대 잠든 안즈가 그리 만들어주었다. 재 나름으로 안즈와 함께 존재하고 싶어 열심히 인간인 채도 해보고 무리였지만 나쁘지 않게 남았다. 나름의 풍경이나 광경을 봤으니까. 네가 존재하는 낮은 이런 느낌이었구나. 라는 걸. 알 수 있었으니까. 다시 원래로 돌아가야겠지만. 전과 달라질 수 있을까? 마음이라는 게. 간사하구나. 무척이나 소중해져 버렸어. 말을 하고 났더니. 더 소중해져 버렸어. 빈말 같은 게 아니라 순간의 진심 같은 게 아니라. 적당한 것이 아니라 진심이었으니까. 정말. 나는 너와의 미래를 꿈꾸고 싶어졌어 안즈. 사실은 이 어긋난 하루가 계속되었으면 좋겠지만. 계속되면 분명 안즈는 잠이 들어 버리겠지. 낮의 나처럼. 그러니까 할로윈은 하루면 되는 거야. 모두와 함께인 일상에 나도 존재할 수 있다고 안즈가 그렇게 가르쳐줬으니까. 안에 빛을 쌓아줬으니까. 내가 가끔 그렇게 찾아갈게? 무리는 하지 않을 거야. 잃어버리지 않게 조심할 거니까. 그러니 안즈는 한 마디만 해줘 잘 잤냐고. 일어나서 혼자 맞는 밤이 외롭지 않게 한 마디만 건네줘. 응 이라고 답할 테니까. 안즈와 함께 맞는 그 짧은 밤이 어느 순간보다 아름다울 테니까.

 

그러니까 그래 줘 안즈?”

 

잠들어 있는 안즈를 향해 리츠는 그리 말했다. 앞뒤의 말을 전부 빼먹어 버린 알 수 없는 말이었지만 닿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리츠는 했다. 왠지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리츠가 작게 웃어 어깨가 떨리자 안즈가 약한 소리를 내며 미약하게 눈을 떴다. 리츠의 붉은 눈이 안즈를 보며 사랑스럽게도 접혔다.

 

안즈 잘 잤어?”

“...........?”

조금만 더 자도 괜찮아 안즈 할로윈의 밤은 아직 기니까. 잠에 편히 들 수 있게 자장가 같은 걸 불러줄게? 어깨는 불편 할 테니까 무릎베개로 재워줄게 안즈.”

“........”

아 벌써 잠들었네 잘자 안즈 있지 밤이 끝나기 전에만 일어나줘. 오늘 밤은 평소보다 더 아름다우니까.”

 

그랬다. 평소보다 별이 더 반짝거리고 달이 빛나는 느낌을 리츠는 받았다. 밤에 감정이 깃들어 있다면 분명 지금의 자신과 똑같이 설레고 두근거리고 있다고 리츠는 그렇게 느꼈다. 폭죽에 비명에 노랫소리에 요란스러운 밤이었지만. 리츠의 귀에는 조용한 숨소리만 울렸다. 그 어느 소리보다 또렷하고 선명하게 울렸다. 리츠는 안즈의 갈색 머리를 쓰다듬으며 작게 자장가를 불렀다. 정성을 들여 음에 마음을 담았다. 사랑스럽고 달콤하게. 할로윈의 사탕처럼.  부르는 리츠의 입가에도 잠들어 있는 안즈의 입가에서 미소가 그려져 있었다. 할로윈의 밤이 이제 막 시작되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타나 이상한부분은 자주자주 수정하러 올 예정입니다 볼 때마다 틀려질 수도 있어요

*할로윈=리츠안즈 이니까요

*다행히야 할로윈이 가기전에ㅠㅠㅠㅠㅠ 리츠안즈으ㅠㅠㅠㅠ

*진짜 리츠안즈 예쁨이 미친게 아닐까요...?

*할로윈만 되면 리츠안즈증후군 일어날것 같고..
리츠안즈 증후군이란 리츠안즈가 시도때도 없이 보고싶은 병이에요..

*리츠안즈데이~

*문의는 트위터(@pogeun_anzu)로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