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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의 카논 2 N

[리츠안즈] 스쳐지나가는 일상 속의 당신이 우리가 그리웠어요




성시아 - 햇살을 맞으며



[리츠안즈] 스쳐지나가는 일상 속의 당신이 우리가 그리웠어요

*안즈른 전력 60분 / 열다섯번째 주제 [새학기] / 리츠와 안즈는 서로 사랑하고 있습니다 / 리츠 해석 주의 / 안즈 해석 주의 / 흐름 주의 / 사쿠마가부모님 날조 주의



W.포근





마치 너무 오랜 시간 동안 보지 못한 것처럼 그렇게 너를 쳐다보았다.

새삼스럽게도 눈에 비치는 부스스하게 떠 있는 머리카락이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었다.

눈을 채 다 뜨지 못하는 이른 아침이었는데도

오롯하게 눈을 떠보고 싶었던 건 참으로 오랜만의 일이었다.

아침 햇살은 나에게는 따갑지만 너를 조금 더 반짝이게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졸음에 기울어질 것 같은 몸을 너에게 기대고 걷고 있는 지금이 가는 길이 조금 더 길어지길 마음 깊숙하게 바랐다.



-닿기까지의 마음이 불안했다

닿는 순간 마주치는 온기에 웃을 수 있었다.




가기까지가 망설여지지 않았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이다. 개학하기 일주일 전부터 마음을 먹은 일이었지만 전날 도통 잠이 오질 않았다. 밤 내내 뒤척거리고 잠자리에 들지 못하다가 몇 번의 쉼 호흡을 쉬고서 두근거리는 마음을 조금 갈무리를 하고서야 겨우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잠자리에 든 지 몇 시간 되지 않고 알람이 울렸지만 이상하게도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었다. 마음이 묘하게 울렁거리고 있었다.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집을 나서는 걸음이 가벼웠다.

아직 여름이 다 가지 않는 터라 남은 더위가 아침에도 남아 있었기에 들고 온 카디건은 입을 필요가 없었다. 입고 있는 교복이 오랜만인지라 조금 낯선 감이 있었다. 잘 다려져 곱게도 몸에 잘 맞는 교복이 어색한지 안즈는 자꾸 교복 치마를 착착 쓸어내리고 셔츠 끝을 잡아당겨 보기도 했다. 뭔가 이상하지 않나 잘 맞나를 생각하면서 안즈는 걸으면서 자꾸 블라우스 끝이나 교복 치마의 끝을 여러 번 매만졌다.

목적지에 다다라서 안즈는 잠들기 전처럼 크게 쉬며 호흡을 했다. 다시 울렁거림이 도진 듯했다. 괜스레 손이 저릿했고 서 있는 발 딛음이 흔들렸다. 조심스레 초인종을 눌렀다. 누구세요 하는 상냥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리고 문이 열렸다. 익숙한 진한 머리카락이 눈에 들어왔다. 여성은 눈에 들어온 안즈를 보고 놀란 얼굴을 하더니 천천히 걸어 나와 대문을 열어주었다.


“리츠 친구?”


먼저 건네 오는 말에 안즈가 놀란 얼굴을 하면서 여성을 바라보았다. 놀란 얼굴을 한 안즈를 보며 여성은 작게 웃고는 안으로 이끌며 말을 이었다.


“리츠가 자주 말하고는 해요 갈색 머리의 여자아이인데 유메노사키 교복을 입고 있어서 안즈양이라고 확신했어요. 이름이 안즈 맞죠? 리츠에게 마오군 말고 다른 친

구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놀랐지만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들을 때마다 리츠에게 다가와 줘서 고마워요. 엄마로써.”


집 안으로 들어와서 말이 끝나고 여성은 뒤를 돌아 안즈의 손을 잡고 고마움을 표했다.


“아 소개가 늦었네요. 사쿠마 레이 사쿠마 리츠의 엄마인 사쿠마 라이카라고 해요 안즈양.”


붉은 눈동자가 예쁘게도 빛났다. 안즈는 저도 모르게 하려던 말을 잊고 라이카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리츠가 어머니 쪽을 많이 닮았구나. 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그냥 왠지 모르게 그렇게 느껴졌다. 레이 선배보다는 리츠가 더 떠오르는 그런 얼굴을 하고 계셨다. 웃는 얼굴이 뱉는 말들이 사랑스럽게도 예쁘신 분이라고 안즈는 라이카에 대해 정의했다. 이윽고 라이카가 손을 떼고서 안즈의 앞에 손을 저어 보이자 정신을 차리고 부끄러워했다. 그런 안즈를 보고서 다시 작게 웃고서 리츠의 방을 가르쳐 주며 가보라고 하고서는 거실 쪽으로 들어갔다. 안즈는 잠시 고민을 하다가 이 층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한 칸씩 오를 때 마다 마음이 자꾸 울렁거리고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안즈는 셔츠의 왼쪽을 꼭 움켜쥐었다. 곱게 다린 셔츠가 구겨졌지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심장 뛰는 소리가 밖에까지 들릴까 봐 안즈는 꼭 쥐고서 소리가 죽기를 바랐다.


이 층에 다다르고 가장 끄트머리에 있는 방의 앞에 섰다. 처음 와 보는 리츠의 방. 문고리를 돌리기까지 시간이 참 걸렸다. 안즈는 이르게 나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떨려 하면서 조심스럽게 문고리를 돌렸다.


문을 열자 눈에 들어오는 건 정말 별것이 없었다. 아침 햇살 같은 건 전혀 들어오지 않았고 방안이 온통 깜깜했다. 눈에 보이는 게 없어 안즈는 안에 들어서서 잠깐 서 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어둠에 눈이 익숙해지자 안즈를 한 걸음을 내디뎠다. 가장 먼저 침대가 눈에 들어왔고 그 위에 인영이 보였지만 일단 안즈는 방을 한차례 눈으로 쭉 둘러보았다. 딱히 리츠의 방을 상상해보지는 않았지만, 남동생만 보아도 어질러져 있는 방인지라 깔끔하게 거의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리츠의 방에 안즈는 놀랐다. 정말 엄청 필요한 것들만 있는 방이어서 안즈는 지레짐작으로 리츠가 방안에서 침대에서 꿈쩍도 하지 않는다는 걸 어렴풋하게 알 수 있었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씻고 침대에 누워서 꿈쩍도 안 할 리츠를 생각하면 절로 웃음이 나왔다. 학교에서나 집에서나 리츠는 리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안즈는 침대 가까이 다가갔다. 리츠는 하얀 베개를 베고서 이불을 덮고 곤히도 자고 있었다. 그 모습이 참 편안해 보이기도 사랑스러워 보이기도 해서 안즈는 검은 방안에서 시간 동안 리츠를 가만히 보기만 했다. 시간이 멈추기라도 한 듯 자그마한 미소를 그리고서 바라보고 있었다. 어쩐지 학교에서의 한때와 비슷한 것 같기도 했다. 리츠가 안즈의 무릎을 베고서 잠에 들면 안즈는 의상을 만들다가 리츠가 온전하게 잠들면 그것을 내려놓고서 리츠의 자는 모습을 가만히 구경하고는 했다. 리츠는 몰랐을 일들이다. 그저 그렇게 잠든 모습을 바라보는 게 참 좋았다. 보다가 얼굴을 쓸어보기도 머리를 쓰다듬어 보기도 하다 이내 손을 거두고서 가만히 바라본다. 작게도 숨을 내뱉으면서 조곤하게 자는 그 모습을 그렇게 보고 있으면 어느샌가 모르게 잠에서 깨어 보석 같기도 한 붉은 눈동자를 빛내고서 눈을 살짝 접으면서 저를 보고 웃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서 같이 웃어주며 잘 잤어? 하고 묻는다. 그리고 리츠는 이렇게 말한다. 잘 잤다고 자는 동안 어떠했다고 그런 일련의 리츠와의 일상을 안즈는 사랑했다. 그리고 방학 동안 많이 보지 못한 것도 그런 일상을 누리지 못한 것도 아쉽지 않았다고 한다면 거짓말이다. 너와의 일상을 그리워했어 리츠. 그렇게 말하며 안즈는 조심스레 손을 뻗어 리츠의 머리카락을 쓸었다. 손 사이로 빠져나가는 머리카락이 부드러웠다. 이름이 부르고 싶었다.


“리츠.”

“응 안즈.”


아직 졸음이 한껏 묻어나왔다. 자신의 머리카락을 쓸고 있는 안즈의 손을 잡고서 리츠는 졸린 눈으로 안즈를 향해 웃었다. 안즈는 리츠의 목소리에 잡는 손에 잠시 놀란 얼굴을 했지만 이내 곧 표정이 부드럽게 풀렸다. 그리고 당연하게 물었다.


“잘 잤어?”

“응 잘 잤어 안즈는 왜 여기 있어? 이거 꿈이야?


꿈이라면 조금 슬플지도 라는 말을 덧붙이며 리츠는 잡고 있는 손에 힘을 주었다.


“오늘 개학이잖아. 리츠랑 등교하고 싶어서 와버렸어 실례였어?”


안즈는 웃으며 말했다. 아무렇지 않게 평소처럼 말했지만 여기 오기까지 얼마나 많이도 마음을 갈무리하고 왔는지 티 나지 않았기를. 학교에 가서 너를 보기까지 기다리는 그 시간을 견딜 수가 없어 같이 가려 이곳에 왔다고. 오기까지 열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너를 보기에. 리츠도 이런 마음을 가지고 언제나 나에게 왔을까? 거절이나 무례함을 떠올리면서도 용기를 내서 자신에게 와줬던 걸까. 이 불안함을 가지고서 언제나. 상대방이 싫어하면 어쩌나 라는 이 불안감을 가지고서 언제나. 들려올 말이 조금 두려웠다. 부디 싫어하지 말아 주길. 안즈는 긴장을 잔뜩 안고서 리츠의 말을 기다렸다. 리츠는 금방이라도 말할 듯했지만. 입을 열지 않았다. 리츠는 안즈의 손을 자신의 얼굴에서 떼고 침대 위에 올리고서 몸을 일으키고 침대에 앉았다. 안즈의 얼굴이 잘도 눈에 들어왔다. 리츠는 침대 한쪽을 톡톡 치고서는 안즈를 쳐다보았다. 앉으라는 일련의 신호였다. 안즈는 조심스럽게 침대에 걸터앉았다. 리츠도 안즈를 따라 침대 안쪽에서 나와서 안즈의 옆에 걸터앉았다. 그리고서 안즈의 손을 잡고서 어깨에 기댔다.


“있지 눈을 떴는데 안즈가 있어서 그게 너무 좋았어.”


잡은 손이 따뜻했다.



문득 너가 예뻐서

꼭 오래 담고 싶었다




“많이 이야기를 못해 아쉽네. 안즈양 다음에 느긋할 때 놀러 와요. 주말이라던가.”

“안녕히 계세요 라이카 씨.”

“멀어 보이게 라이카 씨라니 서운하게 어머님이라고 불러요 편하게.”

“네? 아니….”

“다음에 만날 때는 꼭 어머님이라고 불러줘요. 애들 아빠도 있을 때 보면 좋을 텐데.”


쏟아지는 라이카의 말에 안즈가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곤란해 하고 있을 때 리츠가 교복을 입고서 이 층에서 내려왔다.


“안즈가 곤란해 하잖아. 장난은 적당히 해.”

“너무하네 아들 엄마는 진심이었는걸.”


싱글 웃으면서 말하는 라이카에 리츠는 살짝 얼굴을 찡그렸다 한숨을 쉬었다. 안즈는 두 사람을 신기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리츠를 한숨 쉬게 하는 상대가 레이 선배 말고 또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하나 어쩐지 라이카 씨가 장난치고 웃는 게 영락없이 리츠가 장난치고서 웃으며 뻔뻔하게 말하는 것과 똑 닮아있어서 안즈는 이걸 리츠에게 말해줘야 하나 하고 잠시 고민을 했다. 안즈는 다시 한 번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서 리츠와 함께 사쿠마가를 나섰다.

집을 나서자마자 내리쬐는 아침 햇볕에 리츠가 얼굴을 찡그리다가 안즈의 머리에 턱을 올리고서 몸을 살짝 기댔다.


“졸리고 힘들어 안즈.”

“마오군한테 전화해야겠다.”

“에…. 어째서 마 군한테?”

“마오군 매일 아침 리츠 깨우러 오잖아 오늘은 내가 깨워서 같이 가고 있으니까 마오군 헛걸음 하지 않게 미리 연락해야지.”

“흐응….내가 해둘게.”


리츠의 말에 안즈는 마오에게 전화를 걸려던 것을 멈추고서 다시 주머니에 핸드폰을 넣었다. 그 모습이 만족스러웠는지 리츠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안즈에게 기대서 걸어가는 동안 리츠는 여러 생각을 했다. 아침에 걷는 건 오랜만이라던가 아침햇볕이 그리 나쁘지많은 않은 것이라던가. 따갑고 힘도 들고 여러모로 좋지 않았지만 안즈의 갈색 머리카락이 햇볕에 반짝여 진한 황금색으로 빛나는 것이 참으로 예뻤다. 그냥 갈색 머리카락도 닿는게 좋았다. 따뜻함이 느껴지는 그런 느낌이었으니까. 그 갈색이 아침 햇살에 닿는 순간 눈이 부실정도로 진하게 변해서 그 예쁨을 참 오래도록 담아놓고 싶었다. 싫다고 넘기는 아침의 순간에서 너가 반짝일줄 알았다면 조금 더 참아보고 너의 순간을 눈에 오래 담아놓을 것을 그랬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안즈에게서 햇빛의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기운이 빠져가는 것과 졸림 속에서 눈을 감고 싶었지만, 눈을 뜨고 싶었다. 이걸 오랫동안 담아놓고 싶어서 아침도 안즈와 함께 있다면 그리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들을 했다. 아 잠시 동안 더 따가워도 괜찮으니 이 길이 조금 더 길어지면 좋겠어.

안즈가 가만히 걷다 입을 열었다.


“있지 리츠 라아카 씨 닮은 거 같아.”

“에 어째서?”

“그냥 전체적인 거랄까 조금 뵌 거 뿐이지만 리츠가 라이카 씨 닮은 거 같아서 성격이라던가 외모라던가.”

“흐응…. 그래보여?”

“응.”

“다음에 다시 나 깨우러 오면 엄마나 아빠 중 누구 닮았는지 알려줄게.”

“그게 뭐야.”

“그러니까 다음에도 꼭 와줘 안즈.”


무언가 힘이 담겨있는 듯한 말에 안즈는 작게 웃으며 알겠다고 대답했다. 리츠도 그 대답에 웃었다. 웃다 문득 안즈는 무언가 생각났는지 아 하며 소리를 냈다. 그리고서 리츠에게서 벗어나서 뒤를 돌아 리츠를 안으면서 말했다.


“리츠 새 학기에도 잘 부탁해.”

“응 안즈 나도 잘 부탁해.”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타나 이상한부분은 자주자주 수정하러 올 예정입니다 볼 때마다 틀려질 수도 있어요


*필요에 의해 날조로 사쿠마 라이카씨를 만들어봤습니다....그냥 리츠 엄마랑 사이 좋았으면 하는 바람에

그리고 개인적이지만 리츠는 엄마를 레이는 아빠를 닮았으면 좋겠구 

사쿠마 아버님 레이할배보다 더 잘생기셨으면 좋겠습니다...


*리츠가 다가갈때와 안즈가 다가갈때의 마음이 조금 다르면서도 같을거라고 생각하는

기다림과 다가감의 어딘가에서 이 아이들은 고민하고 두려워하는게 분명하게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보고 싶은 마음에 용기를 내는 게 이쁜 아이들.


*둘이 매일 같이 등교했음 좋겠습니다


*리츠안즈 상견례 하자..


*문의는 트위터(@pogeun_anzu)로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