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쥰안즈] 가을에 만날까요
*사자나미 쥰 생일 기념 . 쥰 생일 축하해 . 쥰 해석 주의 . 안즈 해석 주의 . 흐름 주의
W.포근
너무 좋은 사람이어서 자꾸 떠올라서 보고 싶은 건가. 눈에 보이는 친절이나 상냥함을 그대로 믿을 만큼의 어린 마음도 아니고 그럴 나이도 지났고 사실 가지고 살기에 그럴 수도 없었던 지난 시절들이 있었기에 악의나 다른 불순물이 섞이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상냥함이나 걱정이 익숙하지 않아서 어떻게 받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서 자꾸 그것들이 모여 어딘가 한쪽을 자꾸 두드려댔다고 생각한다. 습관이 되어서 흘러나오는 혼잣말도 흘려보내지 않고 담아서 안겨주는 점이라던가 원래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아서 당연하지 않은 것들을 당연하게 해주는 모습이 본인의 생각보다 훨씬 뇌리에 박혔던 걸지도 몰랐다. 어쩐지 마주칠 때마다 종종 위로도 받아버리고 아 그렇게 생각하니 여름의 단편 속에 페이지 마다 있다는 걸 알았다. 어쨌든 꽤 오래 머물렀으니까 돌아다니거나 할 때 자주 마주쳐버려서 일단 신세지고 있는 상대편이기도 하고 인사를 해야지 라고 생각하면 가기도 전에 눈이 마주쳐서 어느새 앞에 와서 한 가득 반가워하며 말을 먼저 건네는 모습이 라던가. 여러 이야길 듣다가 생각보다 하늘이 검었고 매번 번갈아가면서 데려다 준다던 트릭스타멤버들이 옆에 안보일 때가 있어서. 무심코. 혼잣말로 흘러나오는 걱정의 말들에. 되려 이쪽이 걱정이 받는다던가. 아 역시 익숙하지 않고 간질거리는 느낌이 올라오는데. 그게 그렇게 나쁜 느낌이 아니 여서.
‘되돌려 받았네여.’
하며 웃어버려서 후덥지근한 날씨가 그리 불쾌하지 않았던 기억. 실제로는 멀리까지 나와서 아가씨 뒤치다꺼리를 해야 할 예정에 멋대로 사라져버려 짜증나서 중얼거리는 혼자 한탄에 힘내라고 말해준 때부터 꽤나 눈으로 쫓고 신경 쓰고 좋게 남았으면 하는 마음이 분명 있었다. 이 마음이 단순한 호감에 가까운지 아니면 애정에 더 가까운지는 여름의 단편에 답이 있었다. 그 부채가 뭐라고 약간 심술을 부렸다.
이렇게 깨달았다고 한들 여름은 벌써 지났고 물리적 거리는 멀었다. 연락처 정도야 그쪽에서 지낼 당시의 라이브의 진행원활을 위해 있긴 하지만 이제 와서 연락을 할 이유가 명분이 없었다. 한 달이나 지나서 SS에서 싸울 상대에게서 개인적인 연락이 온다니 수상하다 못해 냄새가 풀풀 나는 연락이 아닌가. 무슨 검은 속이 연락했다고 생각할 사람은 아니지 만서도. 매번 기운차게 자신은 자신대로 멋대로 굴 거라고 말은 하면서도. 이것저것 따지고 행동하니 그리 쉽게 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특기생인 지금에서야 조금 숨을 쉬지만 여전히 매일 아등바등한 기분에. 변덕에 따라 언제 다시 밑바닥 신세가 될지 모르기도 했고. 그럼 더욱더 뭔가 연은 안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특대생이여도 여전히 잿빛의 기분 속에서 상냥함을 만나버리니 익숙하지 않은 걱정을 받아버리니 그게 좀 더 필요해지는 법이다. 그것 말고도 금방 누군가의 사람이 되어버리지 않을까. 말로는 순수하게 친해지면 좋겠네. 라니 부채만으로 그만큼의 따가움을 받아버려서는 말이 맞질 않았다. 절대 순수하지 않잖슴까. 명백하게 다른 눈으로 보고 있는 데. 연애까진 상상할 수 없어도 뭔가 이어져있으면 좋겠다는 것도 조금 욕심일까요.
한참을 핸드폰만 손에 쥐고 연락처 언저리만 만지작만지작 거리다 역시 그만둘까 싶어 한참을 켜놨던 폰 화면을 다시 껐다. 밝은 빛을 내뿜다 금방 검은 바탕이 되어버린 핸드폰을 보다가 한숨이 절로 나왔다. 연락하는 걸로 이렇게 골머리를 앓을 줄은. 애초에 이런 일로 머리를 꽉 채울 줄은 예상한 적이 없었다. 지금의 행보도 딱히 예상을 했던 건 아니지만서도. 그렇게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아님에도 과연 가볍게 안부를 물을만한 사이가 되었던가 생각해보아도 전혀 아니 여서 불편한 연락이 되어버리면 어쩌나 싶어서. 뭔가 불편한 사람이라거나 무섭게는 느끼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서. 그렇게 생각할 무렵에 검은 핸드폰 화면이 밝은 빛을 뿜었다. 딱히 특별한 연락은 아닐 게 뻔하고 뭐 아가씨의 잡다한 심부름 연락 같은 게 아닐까 그런 마음으로 심드렁한 얼굴로 화면을 터치하다 손이 멈췄다.
한숨이 크게 쉬어지고 머릿속이 말끔해지는 느낌. 자연스럽게 입 꼬리가 올라가고. 미소가 지어지고. 웃음이 터져 나오고. 오늘 생일이었네요. 고민하느라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고민의 대상에게서 제일 먼저 생일 축하를 받을 줄은 몰랐네요. 괜스레 여름에 태어나서 다행이었다. 라는 생각도 조금씩 들기 시작하면서. 어쩐지 멋대로 굴어도 괜찮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메시지를 한참을 기분 좋게 바라보다 자신도 모르게 번호를 누르고 핸드폰을 귀에 가져다댔다. 몇 번의 신호음이 가고 조심스럽게 상냥한 목소리가 들렸다. 다시 한 번 축하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선물을 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여러 말들에 통화가 연결되어 있는채로 웃어버리고 말았다.
“아니 뭐, 축하를 받은 것만으로도 고마운 걸요 감사합니다. 안즈 씨.”
여름에 감사했다. 다음에 만나면 선물을 드리겠다던가. 하는 먼 약속들에 여름이 지나려면 얼마나 걸릴까 날짜를 생각해보다 후덥지근한 날씨에 약간의 선선함이 섞이기 시작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 걸 알았다. 곧 또 다른 계절에 라이브가 시작될테고. 이쪽에서 초대할 예정이었다. 여름에 이어 다시 얼굴을 볼 기회가 생겼다. 가을이 다가오기까지 좀 걸릴테고 그 전 까지 계속 이어질진 모르겠지만. 저도 이런 거 신경 쓰는 타입 이니까요. 다음에 뭔가 보답하게 해주심 됨다. 축하를 받은 답례로 말임다. 그러니까 안즈 씨.
“가을에 만날까요.”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타나 이상한부분은 자주자주 수정하러 올 예정입니다 볼 때마다 틀려질 수도 있어요
*쥰 생일 축하해!!!!
*뭔가 이브는 더 나올 예정이 없을까요..이벤이라던가 스카우트라던가 유메노사키 학생이 아니라 당연하겠지만..
뭔가 더 나왔음 좋겠다구ㅠㅠㅠㅠㅠ
*나.이.브.사.랑.함
히.요.리.
쥰.
사.랑.함
이.브.해.라.
이.이.히.요.리.다.네.
*히요리 생일은 넘어갔음서 어째서 쥰 생일은 챙기냐구요??
글쎄요??
왜일까요 마땅히 쓸게 생각이 안나서 그랬던것이겠죠
아무튼 사자나미 쥰 생일 축하한다
매우 사랑해!!!!!!!!!!
*문의는 트위터(@pogeun_anzu)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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