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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의 카논 2 N/해적AU

[레이안즈] 붉은 눈 흡혈귀의 저주 01




[레이안즈] 붉은 눈 흡혈귀의 저주


*해적AU . 1부 . 최종적으로는 레이안즈겠지만 모든 안즈른이 나올예정입니다 . 캐릭터 해석 붕괴 주의 . 흐름 주의




W.포근





01. 수갑과 익사체로 보이는 사람의 상관관계 -1




에메랄드빛의 바다가 넘실거렸다. 항구에 맞닿아있는 바다는 햇빛에 반짝거려 좀 더 아름다운 색을 내고 있었다. 안즈는 병을 들고서 항구의 끄트머리에 서 있었다. 매일 쓰는 일기와도 같은 것이지만 보내는 건 일주일에 한 번 뿐이기에 일주일 안의 일상으로 자리 잡은 행동이었다. 쿠로와 같이 조선소에 출근하고 납품을 끝내고서 잠시 남는 시간이 생기는 요일에 안즈는 항시 유기항구로 왔다. 언제부터 이곳은 버려졌던 것일까를 생각해 보았지만, 자신이 어렸을 적부터 이곳은 쭉 유기항구였다. 무엇을 버렸기에 유기의 이름이 붙었을까. 상상도 못 할만한 것이 버려졌던 걸까. 아마 상상보다 더한 것이 버려졌을지도 몰랐다. 아무튼 유기항구라고 어쩐지 다들 불렀고 항구의 이름을 따라간다고 해야 할까. 배들이 유기되는 곳이기도 했다. 푸른빛의 바다 위에서 아직 더 달릴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 배들이 많았다. 자신에게 올라탄 사람들을 사랑했다. 그들을 어디로든지 보내주고 싶었던 배의 마음은 자신의 몸과 같이 항구에 유기되어 있었다. 그런 항구에서 안즈는 그리운 이들에게 마음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어쩌면 바다 한가운데에서 유기될지도 모를 마음이기도 했다. 애초에 어디 있는지도 모르거니와 닿을지 안 닿을지도 모를 그런 아주 희미한 가능성에 안즈는 병에 담아 항구에서 내다 버렸다. 그리운 이들이 주워주길 하는 마음에. 혹시 모른다. 그들 중 누군가는 호기심이 가득하니까 떠내려 오는 병을 주워서 꺼내봤을지도. 그런 모습을 상상하면 저절로 미소가 그려졌다. 유기되어라 바다의 한 가운데에서. 유기되어서 흐르고 돌고 돌아 바다 한가운데 있는 그들에게 닿기를. 그런 마음으로 안즈는 일주일에 한 번 씩 바다로 편지를 보내고 있었다. 오늘도 그렇게 보내려 안즈는 항구의 끄트머리로 다가가 푸른 바다에 병을 던지려는 순간 이상한 물체를 보았다. 검은 미역? 안즈는 멀리 있는 희미한 이상한 물체에 눈을 찡그려 더 자세히 보려 애를 썼다. 그 순간 약한 파도가 밀려와 이상한 물체가 항구의 안쪽으로 더 밀려 들어왔다. 검은 미역인가 했던 물체는 사람이었다. 안즈는 찡그렸던 눈을 풀고서 주변에 떨어져 있던 나뭇가지를 들어 콕콕 찌르기 시작했다. 살아있는가를 판단하기 위함이었다. 수차례 콕콕 찌르고 나서도 미동은 없었다. 안즈는 찌르던 나뭇가지를 내려놓고 두 손을 모아 기도를 했다. 바다에서 간 사람을 위한 작은 애도였다. 기도를 끝내고서 안즈는 저 익사체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건져서 묻어줘야 하는 데. 본인의 힘으로는 역부족인걸 안즈는 잘 알고 있었다. 물을 머금고 축 늘어진 인간 남성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 상상을 해보지 않아도 무거울 거란 걸. 잠깐의 고민 끝에 안즈는 무언가가 떠올랐는지 밝은 얼굴을 하고 항구의 끄트머리에서 발을 돌려 더 안쪽으로 들어갔다. 버려진 항구는 꽤 크기가 크고 바다와 연결된 곳이 많았던지 어느 정도 걸었다 싶은 정도에 동굴이 나왔다. 낮인데도 꽤나 어두워 보이는 동굴이었지만 안즈는 개의치 않고 동굴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바다와 연결되어 있는 동굴인지라 사람 한명이 걸을 만한 아슬아슬한 끝의 길을 제외하고는 바닷물로 가득 차 있어 걷는 걸음이 위태로워 보였다. 얼마나 걸었을까 햇빛에 찬란하게 반짝이는 바다가 눈에 들어오자 안즈는 입을 열었다.


“신카이씨! 계신가요?”


안즈의 목소리가 동굴 안에 가득 울려 메아리가 퍼졌다. 메아리가 사라지고 동굴 안이 바다가 내는 소리로 가득 찰 즈음에 요란한 물소리가 동굴 안에 가득 울리다 안즈의 앞에 에메랄드빛의 머리가 올라왔다.


“안녕하세요, 안즈 어쩐 일인가요 이런 곳까지 오늘은 함께 『물놀이』를 하러 오신 건가요?”

“아쉽지만 오늘은 물놀이가 아니에요 부탁할 게 있어서요. 오늘 비번이라고 들었으니까.”

“모처럼의 비번이니까요〜♬ 그래서 부탁할 일은 무엇인가요 안즈?”

“익사체를 발견해서 건져주셨으면 해서요.”

“『익사체』…. 인가요?”

“네.”

“……. 후후 『익사체』라니 안즈의 입에서 나올 줄은 몰랐네요. 좋아요 어디 있나요 안즈?”

“항구 안쪽에 있어요. 도와주셔서 감사해요 신카이씨.”

“안즈 『카나타』로 괜찮답니다♪”


그렇게 말하고서 카나타는 안즈의 동선을 따라 헤엄쳐 가다 동굴의 시작 부분에서 가볍게 위로 올라왔다. 옷을 입고 들어간 모양인지 입고 있던 가벼운 옷차림에서 물이 뚝뚝 떨어졌지만 그리 무거워 보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익숙한 모양인지 가볍게 머리의 물기를 털고서 앞장서는 안즈의 뒤를 찰박거리는 소리는 내며 걸었다. 또다시 어느 정도의 걸음을 거쳐서 앞쪽의 항구로 돌아오자 안즈는 끄트머리로 달려가서 아직 둥둥 떠 있는 익사체를 안쓰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금방 건져서 묻어줄게요. 라고 마음속으로 안즈는 말했다. 카나타는 안즈의 행동을 가만히 눈으로 따라가다 바로 물속으로 들어가 안즈의 앞으로 헤엄쳐갔다. 그리고 바다 위에 둥둥 떠 있는 검은 미역 같은 익사체를 끌어 안즈에게 가져갔다. 안즈는 카나타가 가까이 끌어와준 익사체에 손을 뻗어 잡고서 있는 힘껏 잡아당겼다. 아 이제 한계다 싶었을 때 확 끌려오는 느낌에 안즈는 뒷걸음질을 치다가 끝내 걸려 넘어졌다. 안즈는 넘어지고서 재빨리 일어나 항구에 제대로 올라온 익사체를 보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안즈는 그대로 익사체에 다가가 몸을 뒤집고 시체를 확인했다. 흑단과도 같은 칠흑의 검은 머리카락. 눈과 같은 하얀 피부에 피보다도 붉은 입술. 수려하게 뻗은 코. 예쁘게 길게도 내려앉은 속눈썹까지. 안즈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이런 사람을 보고 절세가인이라고 하는 걸까. 라는 생각을 했다. 피부가 새하얗게 질린 것은 그가 시체이기 때문이겠지만 그걸 제외하고서라도 그는 아름다웠다. 그래 아름답다고 안즈는 익사체 앞에서 생각했다. 안즈가 멍하니 익사체를 바라보고 넋을 놓고 있자 카나타가 물을 뚝뚝 떨어트리며 안즈의 가까이에 왔다. 카나타는 익사체를 멍하니 바라보다 예쁘게 웃고서 안즈를 향해 말했다.


“아무래도, 안즈가 착각한 모양이네요.”

“네?”


안즈는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카나타의 말에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돌려 카나타를 바라보았다. 영문을 알 수 없는 말에 의문을 품고 있는 얼굴이었다. 안즈의 얼굴을 보면서 카나타는 나긋하게 말을 꺼냈다.


“안즈 레이는 『익사체』가 아니에요.”

“카나타씨 저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요.”

“레이는 죽지 않는답니다.”

“아니 이 사람 죽어있어요. 심장이 뛰지 않는 걸요.”


안즈의 말에 카나타는 그저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알 수 없는 말을 했다.


“아 그래도 햇빛 아래 있는 건 힘들 테니 그늘에 옮기죠. 얼마 안 있어서 레이는 일어날 거랍니다~♪”


원체도 잘 알 수 없는 사람이었지만 오늘은 더더욱 알 수 없는 사람이라고 안즈는 생각했다. 죽어 있는 사람이다. 심장이 뛰지 않는 걸 자신이 확인했다. 조금 있으면 일어난다니.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안즈는 어렴풋하게 생각했다.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는 세상이었지만 아직 죽은 자가 살아난다는 건 들어보지도 못했다. 그러면서도 카나타를 도와서 그늘 안쪽으로 안즈는 레이라고 불리는 익사체를 옮겼다. 그늘 안쪽에 눕히자 왠지 그의 얼굴이 한결 편해 보이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했다. 안즈는 왠지 모르게 리츠가 떠올랐다. 리츠와 닮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리츠는 아주 예전에 자신의 형이 이미 죽었다고 했었다. 그러므로 이 사람은 아니겠지. 그런데도 뒤에 걸려오는 무언가가 안즈를 찜찜하게 했다. 찜찜하다고 해야 할까. 알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왠지 두 눈을 뜨게 되면 리츠와 닮은 붉은 눈동자를 가지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애초에 상식적으로 두 눈을 뜰지 없지만 알 수 없는 카나타의 말들과 밀려오는 알지 못하는 예감에 안즈는 그가 절대적으로 눈을 뜰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가 일어나면 일단 동생이 있냐고 물어봐야겠다고 안즈는 생각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타나 이상한부분은 자주자주 수정하러 올 예정입니다 볼 때마다 틀려질 수도 있어요


*긴 장편이 될 예정이구 잘 업뎃이 안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게 1부라는 사실...1부도 길텐데..2부까지 언제...


*문의는 트위터(@pogeun_anzu)로 부탁드립니다